연륜, 전문적 이미지로 새로운 패션 전략된 은발
자연스러움 추구하는 최근 트렌드에 부합
젊은 스타일링 더해야 은발의 가치 올라가
21일 사상 첫 여성 외교부장관에 임명된 강경화 후보자.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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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염색 안 하고 자연스럽게 늙고 싶다.”
요즘 여성 지인들을 만나는 자리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다. 모두 30대, 아직은 흰머리가 날 정도의 연배들은 아니기에 막연히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일 테지만 제법 깨달은 바가 있다고들 한다. 지난 21일 지명된 외교부 장관 강경화(62) 후보의 모습에서 말이다. 강 후보자가 지명되자마자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 세상에서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비 외무고시 출신에 비서울대 출신, 최초의 여성이라는 특별한 이력에 더해 카리스마 넘치는 그의 외모도 한몫했다. 이번 문재인 정부의 전반적으로 훌륭한 외모 덕에 나온 우스갯소리인 ‘외모 패권주의’의 정점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보기 드문 은발 헤어와 세련된 패션 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
흰머리는 노쇠의 상징이다. 사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노화의 흔적은 되도록 지우는 것이 미덕이다. 남성도 그럴진대, 하물며 여성이라면? 유난히 젊은 몸, 어려보이는 얼굴에 가치를 두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흰머리는 공적인 영역에서, 심지어 사적인 영역에서도 터부시되어 왔다. 흰머리가 한 가닥이라도 보일라치면 곧바로 새치 염색약을 찾는 중년 여성들의 호들갑이 당연시되었다. 흰머리는 늙음을 그대로 방치하는 게으름, 자기 관리에 소홀함을 드러내는 약점으로 여겨졌다.
이런 약점을 당당히 드러내고, 본 모습을 솔직히 표현하는 것. 이런 강 후보자에게 대중들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듯하다. 실제로 강 후보자가 2012년 5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염색 하지 않는 이유도 화제가 되었다. 강 후보자는 인터뷰에서 “2008년쯤 새해 결심 중의 하나로 ‘염색 안하기’를 정했다”면서 “본 모습을 뭔가로 가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밝혔다. 이런 강 후보자의 모습에 특히 여성들이 열광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보이지 않는 벽을 마주하며 좌절하는 여성들에게 강 후보자의 은발은 유리 천장을 돌파한 성공한 여성의 강인함을 상징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중앙 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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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로이터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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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의 긴 머리를 고수하는 배우 문숙. [중앙 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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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우리 새끼'에 등장한 박수홍씨의 모친. 스타일링에 따라 같은 백발도 다르게 연출된다. [SBS 화면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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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몇 가지 조건이 있을 때 은발의 아름다움은 더 살아난다. 강진주 소장은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골격이 강한 사람에게 은발을 추천한다”며 “모발이 풍성할수록, 두껍고 힘이 있을수록 스타일이 살아난다”고 조언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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