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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북 ‘마이웨이’…올들어 9번째 탄도미사일 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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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번째 발사

사거리 450㎞ ‘스커드C형’ 추정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찬물 끼얹어

트럼프 대통령 “북, 이웃 중국에 큰 결례”



북한이 29일 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올 들어 9번째,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번째다. 탄도미사일 개발을 계속 하겠다는 북한의 ‘마이 웨이’ 선언으로 읽힌다. 새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엔 역풍이 되고, 일본의 군비확장 노력엔 날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이날 오전 5시39분께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스커드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노재천 대령이 밝혔다. 노 대령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최소 1발로 평가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분석 중”이라며 “미사일의 최고고도는 120여㎞, 사거리는 450여㎞”라고 덧붙였다. 미 태평양사령부도 성명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원산 공군기지 근처에서 이뤄졌다. 미사일은 6분 동안 비행하다 동해 상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노 대령은 이날 발사된 미사일이 스커드-비(B)인지, 스커드-시(C) 또는 스커드-이알(ER)인지에 대해서도 “분석 중”이라며 확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거리 등에 비춰 스커드-시일 가능성이 높다. 2016년 국방백서는 스커드-비의 사거리가 300㎞, 스커드-시는 500㎞, 스커드-이알은 1000㎞라고 밝히고 있다.

청와대는 곧바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어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는 물론 국제 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는 점에서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도 성명에서 “긴장과 불안을 조성하는 행위를 당장 중지할 것을 다시 한번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부쩍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늘려왔다. 북한은 올 들어서도 남한과 미국의 정권 교체 등 주변 정세 변화와 무관하게 탄도미사일 발사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2월2일과 5월21일 두 차례 ‘북극성-2’형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추정 사거리 2000㎞ 이내)을 선보였고, 지난 14일엔 처음으로 ‘화성-12’형(추정사거리 4500~5000㎞)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북한의 지속적인 미사일 발사 강행은 대외 변수와 무관하게 군사적으로 미사일 전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미리 떠보려는 의도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재천 대령은 “이번 북한의 불상 탄도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에도 불구, 자체 로드맵에 따른 핵 ·미사일 역량 구축 의지를 현시하고,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이런 대결 자세는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찬물을 끼얹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의 도발에는 강력히 대응하되, 남북 민간교류는 유연하게 검토한다는 원칙을 유지한다면서도 “남북관계 상황, 접촉이나 방북 등의 여건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트위터에 “북한은 이웃 중국에 큰 결례를 범했다”, “하지만 중국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반응을 올렸다. 중국에게 북한을 더 강하게 압박하라고 종용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중국 책임론’을 강하게 펴고 있다.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재무장의 호재로 삼아온 일본은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관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도발을 계속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며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과 함께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박병수 김지은 기자, 워싱턴·도쿄/이용인 조기원 특파원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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