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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참담하다” “불행한 일”···박근혜 전 대통령 ‘마지막 비서진’의 재판 방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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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공판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의 방청석 150석은 매번 만원이다. 방청석에는 박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진’들도 자리하고 있다. 29일 열린 공판에는 박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역임한 한광옥 전 대통령비서실장(75)이 참석해 방청했다. 한 전 실장은 박 전 대통령이 재판을 받는 상황에 대해 거듭 참담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날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61)의 3회 공판에는 한 전 실장과 허원제 전 정무수석(66), 조대환 전 민정수석(61), 천영식 전 홍보기획비서관(52)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공판이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휴정 시간을 제외하고는 자리를 뜨지 않은채 공판을 지켜봤다.

한 전 실장 등은 피고인 측 관계자 몫으로 배정된 첫번째·두번째 줄 방청석에 나눠 앉았다. 방청권 추첨이 필요하지 않은 자리로, 박 전 대통령 변호인 측에서 자리를 마련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휴정 시간에 대기실로 이동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을 지켜봤다. 박 전 대통령과의 대화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영하 변호사(55) 등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정도였다.

이날 공판의 두 번째 증인으로 출석한 김성민 전 국민연금공단 주식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끝난 오후 6시30분쯤, 한 전 실장 일행은 목에 걸고 있던 방청권을 법원 관계자에게 반납하고 법정을 벗어났다. 추가로 신문할 증인이 1명 남아있어 공판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이들은 이날 방청을 끝마쳤다.

한 전 실장은 방청을 마친 뒤 경향신문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참담하다”며 방청 소감 밝혔다. 한 전 실장은 “대통령이 불행하면 나라가 불행하다”며 “다시는 불행한 일이 이 나라에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되겠어?”라고 반문하며 “대통령께서 맨날 이렇게...”라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한 전 실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본격 수면 위로 부상한 지난해 11월부터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난 3월까지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박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다. 박 전 대통령 공판을 방청 온 계기에 대해 한 전 실장은 “내가 짧은 기간이었지만 비서실장으로 박 전 대통령을 모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정에 와보니 우리나라에 이런 불행한 일이 있으면 안되겠다고 느끼게 됐다”며 “참담하다”고 말했다.

한 전 실장은 시간이 날 때 향후 진행될 박 전 대통령 공판을 방청하러 올 수 있다고 밝혔다. 한 전 실장과 함께 있던 허 전 수석과 조 전 수석, 천 전 비서관은 방청 소감을 묻는 질문에 “실장님 말씀으로 대체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 23일 열린 박 전 대통령의 1회 공판에는 김규현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64)과 배성례 전 홍보수석(59), 허 전 수석, 천 전 비서관 등이 법정에 나와 공판을 지켜봤다. ‘박 전 대통령과 함께한 청와대 비서진들이 순번을 정해 방청하는 것인가’는 질문에 박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그렇지는 않다”고 답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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