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0 (금)

靑수석보좌관 회의 ‘수첩 사라지고 받아쓰기 없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9일 靑수석보좌관 회의…靑참모진 수첩없이 참석

文대통령 지시로 받아쓰기보다 토론참여에 무게

대통령 발언 꼼꼼히 기록하던 과거 청와대와 다른 풍경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청와대 회의에서 수첩이 사라졌다.

29일 오후 2시 청와대 여민1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는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대다수 청와대 참모진들이 별도의 수첩이나 필기도구 없이 회의장에 입장했다. 이에 따라 오후 2시부터 3시 반까지 이어진 회의에서 대통령의 발언을 모두 기록하는 참모들은 없었다. 업무 특성에 따라 간혹 메모를 하는 정도였다.

그렇다고 이날 회의 안건이 중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국민인수위원회 운영 상황(사회혁신수석) △가뭄대비 농업용수 공급 상황(사회수석) △정상 해외순방 행사계획(안보실 2차장)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임용시스템 개편안(총무비서관) △국정운영 기조 및 100일 로드맵과 정책과제안(정무·사회수석) 등 굵직굵직한 과제들이 적지 않았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과 박수현 대변인이 업무특성상 문 대통령의 주요 발언과 회의 내용을 기록했을 뿐 대부분의 수석들은 이날 회의에서 자유롭게 토론에 참여했다. 이는 과거 정부에서 대통령의 발언을 한 자라도 놓칠 새라 꼬박꼬박 기록하던 청와대 참모진들의 모습과는 뚜렷하게 대비되는 것.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풍경이 확 달라진 것은 문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첫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받아쓰기·사전결론·계급장이 없는 이른바 3무(無) 회의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가급적 종이 문서는 사용하지 않고 노트북으로 회의를 하게 될 것이다. 자료는 정리해서 배포할 테니 논의에만 집중해 달라”며 “이제 받아쓰기는 이제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그 대신에 문 대통령이 강조한 것은 자유로운 토론이었다.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는 대통령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자리가 아니다. 원칙적으로 소통하고 공유하고 결정하는 자리다. 회의는 미리 정해진 결론이 없고, 배석한 비서관들도 언제든지 발언할 수 있다”며 “대통령 지시에 대해 이견을 제기하는 것은 해도 되느냐가 아니라 해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앞으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는 각 수석별로 별도의 노트북이 지급될 것”이라면서 “받아쓰기보다는 생산적이고 활발한 토론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