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1 (수)

4대江 6개보 개방하되, 농사엔 지장없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부, 내달 낙동강 고령보 등 우선 상시개방

매일경제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해 낙동강 강정고령보, 금강 공주보 등 이명박정부 시절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16개 대형보 중 6개 보가 다음달 1일부터 상시 개방된다. 국무조정실,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등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합동브리핑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의 4대강 6개 보 개방 방침을 밝혔다. 이는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보 상시 개방 업무 지시에 대한 상세이행 방안에 따른 것이다.

우선 1단계로 보마다 0.2~1.25m씩 수위를 낮춰 생태계 영향을 지켜본 뒤 농번기가 끝나는 10월부터는 2단계 개방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부는 보 개방으로 인해 농업용수 공급이나 유람선 등 수변시설 이용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4대강 보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녹조 발생 등 수질 악화의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며 "우선 녹조 발생이 심하고 체류시간이 길며 수자원 이용에 영향이 없는 보를 하절기 이전에 즉시 개방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분한 현장조사와 인근 지역 주민 및 지방자치단체의 의견 수렴을 토대로 농업용수 공급, 수변시설 이용 등에 문제가 없도록 보의 개방 수준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다음달 1일 오후 2시부터 낙동강의 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 금강의 공주보, 영산강의 죽산보 등 6개 보가 우선 개방된다. 다만 수위는 모내기철임을 고려해 1단계로 농업용수 이용에 지장이 없는 수위(양수 제약 수위)까지만 낮춘다. 낙동강 강정고령보 수위는 기존 19.5m에서 18.25m로 1.25m 낮아지고, 금강 공주보는 8.75m에서 8.55m로 0.2m 내려가는 등 6개 보 수위가 각각 0.2~1.25m씩 낮춰진다.

4대강 보는 기존에 목표한 '관리 수위'를 기준으로 높이가 맞춰져 있다. 보 높이를 넘는 물은 흘러가고 보 높이만큼만 물이 차 있는 구조다. 보 가득 차 있는 물높이가 관리 수위인 셈이다. 보를 개방하면 단계별로 어도 제약 수위(물고기 길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위), 양수 제약 수위(농업용 양수장 취수에 영향을 주지 않은 수위), 지하수 제약 수위, 하한수위 순으로 물높이가 낮아지게 된다. 1단계 개방은 우선 양수 제약 수위까지만 내리는 셈이다.

정부는 농업용수 수요가 줄어드는 10월부터는 2단계로 6개 보 수위를 지하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지하수 제약 수위까지 추가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윤섭 환경부 기획조정실장은 "지난번 발표된 댐·보·저수지 연계 방안 결과 양수 제약 수위까지 보를 개방하면 낙동강 남조류가 17~32% 감소하고, 유속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1단계 개방을 토대로 이후 2단계 개방까지 늘리면 (녹조 저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개방 대상에서 제외된 나머지 10개 보에 대해서도 생태계 상황, 수자원 확보, 보 안전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양수장 시설 개선 등을 거쳐 개방 수준과 방법을 단계별로 확정하기로 했다.

4대강 보 상시 개방에 따라 내년도 예산 소요가 늘어나는 것이 불가피하다. 국토부는 어도 단절로 인한 피해를 모니터링하면서 임시 어도 등 시설 보완책을 검토할 방침이다. 1단계 양수 제약 수위보다 보를 더 개방할 경우 주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기존에 마련된 양수장 취수관을 확대하는 시설 개선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한편 이날 정부는 극심한 가뭄으로 저수율이 평년 대비 4분의 1 수준인 10.3%에 불과한 충남 서부 보령댐 인근 가뭄 대응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국민안전처는 모내기 이후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특별교부세 70억원(경기 25억원·충남 45억원)을 긴급 지원하고 '통합물관리 상황반'을 통해 7월 중 공주보~예당지 도수로 조기 급수 등 추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승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