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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단독] 상장사 최대 실적에도 작년 일자리 1만3304명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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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종민 의원·상장사협의회 자료

5년 만에 인력 큰 폭 감축

조선·해운 등 구조조정 여파

“조세감면 혜택 등 재검토 필요”



한겨레

최근 열린 한 취업박람회.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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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들이 지난해 매출·영업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한해 전보다 고용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겨레>가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을 통해 입수한 상장사협의회의 ‘연도별 회원사 임직원 현황’(2011~2016년)을 보면, 지난해 국내 유가증권 시장(코스피)에 상장한 기업 750곳의 임직원 수는 총 125만9661명으로 집계됐다. 2015년말 임직원 수 126만2378명에 비해 2717명 줄어든 숫자인데, 지난해 신규 상장한 업체들이 고용한 임직원(1만587명)을 제외하면, 기존 상장사의 임직원 수는 1만3304명 줄었다.

한겨레

지난해 상장사 고용이 감소한 것은 상장사협의회가 자료를 제출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조선·해운업을 중심으로 진행된 제조업 구조조정의 여파가 ‘일자리 절벽’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상장사들은 2012~2015년에는 전년보다 각각 2만52명, 4만795명, 81명, 1만3534명씩 고용을 늘려왔다. 특히 지난해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68조4천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해, 기업실적과 고용이 엇박자를 보였다.

김종민 의원은 “막대한 규모의 세금감면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일자리가 줄어든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일자리 확대를 위해 도입된 조세감면 제도와 관련 예산에 대한 철저한 평가를 통해 보다 실효성 있는 일자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단독] 지난해 상장사 10곳이나 1천명 이상 감원



지난해 상장사 임직원 현황 분석
현대중·삼성전자·이마트 순
삼성그룹 1만3천명 최다
조선업 감축 가장 두드러져조
선업 ‘빅3’서 8천명 줄어


지난해 상장사(코스피 기준) 고용이 감소한 데는 조선·해운업을 중심으로 불어닥친 구조조정의 삭풍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8일 김종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상장사협의회로부터 받은 ‘2011~2016년 회원사 임직원 현황’을 보면, 지난해 조선업의 인력 감축이 가장 두드러졌다. 전체 상장사 가운데 임직원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현대중공업은 한해 동안 4332명(2015년 대비 2016년 감소분)이 줄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각각 2077명과 1938명이 줄었다. 지난해 상장사 가운데 1천명 이상 고용을 줄인 업체는 모두 10곳인데, 대형 조선업체 3곳이 포함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업 불황으로 각 조선소마다 인력 효율화에 집중했다.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데다 연간 1천명에 이르는 정년퇴직 자연감소분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체인 이마트도 지난해 직원 수가 한해 전보다 2112명이나 줄었다. 이마트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전자에 이어 임직원 수가 줄어든 규모가 전체 상장사 가운데 세번째로 컸다. 이마트 쪽은 “2015년까지는 명절 등에 고용하는 단기 아르바이트까지 직원 수에 포함시켰다가 지난해부터 사업보고서에서 뺐다. 이를 고려하면 임직원 수는 현상을 유지하는 수준이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지난해 임직원 수가 전년보다 1천명 이상 늘어난 기업은 미래에셋대우(1823명)와 현대자동차(1113명), 티웨이홀딩스(1101명), 효성아이티엑스(1045명) 등 4곳에 불과했다. 4대 그룹 중에선 삼성이 고용을 가장 많이 줄였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프린팅사업부를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으로 직원 수가 3698명 줄었고, 삼성에스디아이(1969명)와 삼성물산(1831명), 삼성전기(1107명) 등이 모두 인력을 큰 폭으로 줄였다. 삼성은 코스피에 상장돼 있는 계열사 14곳 가운데 삼성화재해상보험(4명 증가)을 제외하고 모두 인력을 감축해, 그룹 전체로는 1만2790명 줄었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1283명, 엘지(LG)그룹은 1187명, 에스케이(SK)그룹은 406명이 각각 늘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경기침체에 따른 제조업 고용의 부진과 조선업 등 구조조정 업종의 고용 절벽과 함께, 산업 수준이 고도화된 영역에서는 자동화·기계화를 통해 고용 없는 성장이 동시에 나타나 지난해 전체 고용의 감소 폭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두 방향의 고용 부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경기침체를 반등시킬 수 있는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와 함께 노동시장의 개혁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일자리 창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기업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4대 그룹 가운데 올해 고용 증대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에스케이다. 에스케이는 지난 1월 내놓은 투자·채용 계획에서 16개 주력 관계사들을 종합한 결과, 올 한해 에스케이하이닉스 7조원, 에스케이이노베이션 3조원 등 총 17조원을 투자하고 8200명(대졸 신입 2100명 포함)을 새로 뽑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용과 투자 규모 모두 평균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른 기업들은 아직 유보적인 태도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 미래전략실이 있을 때는 계열사에 고용을 더 늘리라고 배당을 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미전실도 없고 그룹 공채도 없어 계열사별로 필요 인원만 뽑을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삼성의) 고용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4대 그룹 관계자도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있어서 부담이 있지만 민간은 공공과 달리 지침에만 따라 고용을 늘릴 순 없는 실정”이라며 “투자와 병행해서 자연스럽게 고용이 일어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조계완 이완 김소연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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