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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스마트폰값 평균 삼성은 203달러, 애플은 653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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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단종 여파 프리미엄폰 부진

평균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스마트폰 한 대를 평균 203달러(22만8500원)에 팔았다. 역대 최저 수준의 판매 가격이다. 최대 라이벌인 애플과의 판매 가격 차이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평균 판매 가격은 대당 203달러로 지난해 1분기 평균 판매가격(245달러)보다 17.2% 떨어졌다. 사상 최저 수준이던 지난 4분기(209달러)의 기록을 한 번 더 뚫고 내려갔다. 지난해 1분기 스마트폰 한 대를 평균 639달러에 팔았던 애플은 한 해 동안 평균 판매가가 오히려 653달러로 올라 삼성전자의 세 배를 넘어섰다.

중앙일보

단기적으로는 지난 가을의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가 큰 타격이었다. 주력 모델인 노트7을 못 팔게 되면서 지난해 봄 출시된 S7이 프리미엄 시장의 공백을 메웠지만, S7의 출하 가격은 이미 초기 출하가에 비해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익명을 요구한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노트 시리즈가 출시될 즈음이면 원래 S 시리즈는 출하가가 20% 이상 떨어져 있기 마련”이라며 “사실상 제값을 받고 판 프리미엄 모델이 없다 보니 평균 판매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트7 충격만으로 보기엔 삼성 스마트폰 판매 가격은 2010년(364달러) 이후 하락세가 지속적이다. 2010년 612달러였던 애플의 스마트폰 가격이 조금씩 올라가는 추세를 보인 것과 정반대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는 시장 확대 전략 자체가 다르다”고 설명한다. 애플은 프리미엄 제품인 아이폰에 집중한다. 삼성은 프리미엄 모델인 S와 노트 시리즈가 한 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가 채 되지 않는다. 갤럭시A·C·J·Z 같은 중저가폰 판매 물량이 전체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가 인도나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올린 데는 이들 중저가폰이 효자 노릇을 했다.

이런 전략의 차이는 극명한 실적 차이로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억94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물량 면에서 확고한 시장 점유율 1위(20.8%)를 기록했다. 애플은 2억1540만대(14.5%)를 파는 데 그쳤다. 하지만 매출로만 따지면 애플의 점유율(40.1%)이 삼성(20.7%)의 두 배다.

영업이익 차이는 훨씬 크다. 애플은 지난해 스마트폰으로 남긴 영업이익은 449억9700만 달러(51조7000억원)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영업이익(83억1200만 달러·9조5500억원)의 5배를 훌쩍 넘는다. 정옥현 서강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가장 마진이 많고 저가 모델로 갈수록 마진이 박해져 일부 제품은 마진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며 “삼성전자 역시 저가폰 시장에서 중국이나 인도의 현지 업체들과 가격 경쟁을 벌이다보니 영업이익이 애플과 크게 차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늘려 평균 판매 가격을 높이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중국 업체와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벌이게 될 거라고 경고한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전문가인 최형욱 IT칼럼니스트는 “애플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충성 고객을 압도적으로 확보한 건 자체 운영체제인 iOS와 이를 바탕으로 아이튠즈나 아이클라우드 같은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앞서 만들어 나갔기 때문”이라며 “하드웨어 경쟁력은 중국 업체들이 1년도 되지 않아 쫓아오기 때문에 차별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빅스비·삼성페이 같은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저가 라인업을 유지하는 건 시장 확대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라며 “프리미엄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해 영업 이익률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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