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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두테르테 "중국 러시아와 군사동맹 맺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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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그동안 미국에 편중됐던 외교 노선을 중국과 러시아로 다변화 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노골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23일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첫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러시아 관영통신 스푸트니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세계정세가 악화한다면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새로운 방위동맹 여지가 있을 것"이라며 "믿을 수 있는 국가는 러시아와 중국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필리핀의 군사동맹은 미국이 유일한데, 국제 정세 악화를 조건으로 달기는 했지만 이를 중국과 러시아로도 확대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내비친 것이다. 그동안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과의 군사동맹이 유일하며 다른 나라와 군사동맹을 맺을 계획이 없다"고 밝혀왔다. 필리핀은 미국의 아시아 군사 행보에 있어 거점 역할을 하는 곳이어서 미국으로서는 만약 필리핀이 이들 두 국가와 군사동맹을 실제 맺는다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 이날 부터 러시아 방문에 들어가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25일로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군사동맹과 관련한 언급을 할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말 취임 이후 자신의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인권 유린이라고 비판하는 미국과 거리를 두며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과정에서 미국을 향해 "외국군은 2년 안에 필리핀에서 나가면 좋겠다"며 미군 재주둔을 허용한 미국과 필리핀의 방위협력확대협정(EDCA) 폐기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물러서기도 했다. 그는 대신 미국과 필리핀의 연례 합동군사훈련을 축소하고 훈련 목적도 대테러 작전과 인도적 구호로 변경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군사 동맹 언급에서 볼 수 있듯이 군사적 협력 방안에 집중을 한다. 양국은 수교 40년만에 처음으로 국방 무관을 서로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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