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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내통의혹 공개부인해달라" 트럼프, 정보당국 수장들에게 입단속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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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보당국 고위 관계자들에게 트럼프 대선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을 공식 부인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에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도 고위급 혐의 대상자들을 수사 대상에서 빼려는 시도를 하는 등 대통령을 필두로한 백악관의 조직적 은폐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대선캠프-러시아 연관성, 공개 부인해달라" 요청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에게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증거를 공개적으로 부인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미 정보당국의 전·현직 관리들의 제보를 받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전 FBI국장이 지난 3월 20일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발언을 한 며칠 후에 이뤄졌다. 코미 전 국장은 하원정보위원에서 대선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을 공식 수사중이라고 확인했다. 3월 말 트럼프 대통령은 댄 코츠 DNI 국장에게 성명 등을 통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당국간 연관성이 없다는 사실을 발표해달라고 부탁했다. 같은 주에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클 로저스 NSA국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유사한 요청을 했다.

코츠 국장과 로저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거절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로저스 국장과의 대화 내용은 NSA 고위급 인사가 직접 메모해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도 FBI 조사 대상에서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인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회의(NSC) 전 보좌관을 제외할 수 있을지를 정보당국 수장들에게 타진했다고 전했다.

CIA에서 법무 자문위원이었던 제프리 스미스는 “정보기관 수장을 이용해 내통의혹을 부인케 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는 워터게이트 조사를 중지시키려고 CIA를 이용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실패한 노력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권력을 끔찍하게 남용한 사례“라고 논평했다.

■조직적 사법방해의혹 줄줄이 수사목록에
트럼프와 로저 국장과의 대화내용이 담긴 메모는 고스란히 특검의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 법무부가 러시아 내통의혹수사에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특검으로 임명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탈 예정이다. 특검은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주요 고위직 인사들간 내통 의혹뿐 아니라 현직 트럼프 대통령이 권력을 이용해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 했는지 여부 등을 모두 수사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은 외신을 통해 여러차례 불거져 나왔다. FBI가 대선캠프의 러시아 내통의혹을 수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에게는 여러차례 충성 맹세를 강요했으며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코미 전 국장이 수사 인력을 늘리고 추가 예산을 요청하던 시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해 사법방해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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