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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2 (수)

옷처럼 늘어나는 화면… 상상을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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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A SID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첫선

동아일보

삼성디스플레이가 23일(현지 시간) 미국 디스플레이 전시회 ‘SID 2017’에서 공개하는 9.1인치 스트레처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 디스플레이 위나 아래에서 손가락으로 누르면 최대 12mm 화면이 늘어나지만 화질 변화는 없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디스플레이가 옷처럼 신축성을 가진다면 무엇이 가능해질까?’

답은 무궁무진하다. 우선 스마트섬유에 디스플레이를 붙여 특수기능 작업복을 만들 수 있다. 숲에 들어갈 때는 초록색으로, 사막에서는 노란색으로 옷 색깔을 바꾸는 위장용 군복이 떠오른다. 디스플레이에 동작 추적 센서를 더하면 영화에 나온 것처럼 한쪽 팔 부분을 키보드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 꿈의 디스플레이를 선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3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하는 디스플레이 전시회 ‘SID’에서 이런 상상을 실물로 전시한다.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의 종착점으로 불리는 ‘스트레처블(stretchable·늘리거나 펼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주인공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처음 공개하는 9.1인치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위에서 손가락으로 누르면 아래로 움푹 들어간다. 반대로 아래에서 밀어 올려도 마찬가지다. 손가락을 떼면 화면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제자리를 찾아간다. 최대 깊이는 12mm. 누르거나 밀어 올려도 화질은 떨어지지 않는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밀거나 잡아당겨 형태를 바꿔도 화질 손상 없이 사진이나 동영상을 띄울 수 있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실물로 구현한 것은 업계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수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이 인간의 삶 속에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신축성이 뛰어난 디스플레이가 필수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전시회에서 입체 영상과 관련한 ‘무안경 3차원(3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도 전시한다. 5.1인치 크기의 이 제품은 보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보이는 실물의 모습을 디스플레이에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 진화하는 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는 플랫(Flat), 커브드(Curved)를 거쳐 현재 벤디드(Bended) 형태까지 진화했다. 커브드는 휜 형태의 TV 화면을 생각하면 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8에 쓰인 곡면 디스플레이는 한 발 더 나아간 벤디드(Bended) 형태에 속한다. 디스플레이는 종이같이 완전히 접을 수 있는 폴더블(Foldable)과 휴지처럼 둘둘 마는 롤러블(Rollable) 단계로 진화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될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은 2020년 24억8335만 달러(약 2조7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 연말부터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다만 디스플레이 혁신만으로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제 곧 접었다 펴거나 두루마리 휴지 같은 디스플레이가 나올 수 있겠지만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UX)이나 서비스를 동반하지 못하면 반쪽짜리 혁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도 지난해 8월 미국 갤럭시 노트7 공개 현장에서 이런 고민을 드러냈다. 고 사장은 “폴더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가 꼭 하고 싶은 분야인 것은 사실이지만 의미 있는 혁신과 편의성을 제공하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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