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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 (토)

6월만 되면 ‘녹조라떼’…고인 물은 썩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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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6개보 개방 왜 결정했나

낙동강 고령보·달성보·창녕보·함안보,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

나머지 10개보는 생태계 환경, 수자원 확보, 보 안정성 등 검토해 결정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수문 개방을 지시한 낙동강·금강·영산강 6개 보는 해마다 여름이면 심각한 녹조 현상이 되풀이된 곳이다. 이번 보 개방으로 6월이면 시작하던 녹조 현상이 줄어들지, 2012년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 완료 이후 죽어가던 강들이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이번 상시 개방에서 빠진 한강 등에 있는 10개 보는 생태계 환경과 수자원 확보, 보 안전성 등을 정밀 검토해 개방 수준과 방법을 단계별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6개 보 가운데 4개는 낙동강에 있다. 4개 보 가운데 가장 낙동강 하류에 있는 창녕함안보는 녹조 현상이 가장 심각한 곳으로 꼽혀왔다. 창녕함안보에서 상류 쪽으로 7㎞가량 떨어진 곳에 경남 창원 시민들의 식수원인 칠서취수장이 있어 수돗물 안전도 지속적으로 위협받았다.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조류경보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 이 일대 조류경보 발령 기간은 2013년 98일, 2014년 143일, 2015년 171일로 계속 길어지고 있다. 경보 체계가 완화된 지난해엔 발령기간이 112일로 줄었다. 하지만 발령 시작 시점은 2013년 7월30일, 2014년 6월3일, 2015년 6월2일, 2016년 5월31일로 계속 빨라지고 있다.

창녕함안보 위쪽에 있으면서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이 만나는 합천창녕보는 가장 빨리 녹조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악명 높다. 낙동강 중·상류 쪽에 있는 고령보와 달성보는 하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나, 더워지면 어김없이 녹조로 몸살을 앓아왔다.

낙동강권역 환경단체들로 이뤄진 ‘낙동강 네트워크’는 22일 “4대강 사업 이후 지난 5년간 우리는 ‘고인 물은 썩는다’는 진리를 확인했다. 하루빨리 4대강 16개 모든 보의 개방이 이뤄지고, 보 철거까지 이뤄져 4대강이 예전의 우리 강 모습으로 되돌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금강에 있는 공주보의 상황도 심각하다. 갈색 조류 덩어리가 축산 분뇨처럼 악취를 풍기며 떠다니고, 매일 죽은 물고기가 발견된다. 김종술 대전충남녹색연합 정책위원은 “금강에서는 일주일 전 올해 처음으로 녹조가 발생했다. 금강은 물속 펄에 환경부 지정 수생태 4급수 오염지표종인 붉은깔따구와 실지렁이가 득시글할 만큼 오염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어 “체계적인 현장 조사를 통해 보 수문 개방 확대와 철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산강 중류에 있는 죽산보(전남 나주)는 4년 전부터 유속이 느려지면서 녹조와 악취가 나타났다. 물흐름이 정체되는데다 지천에서 영양염류가 밀려들어 무더위가 찾아오면 보 상류 쪽 300~500m에 녹조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은 “승촌보~죽산보 거리가 20㎞밖에 안 돼 물을 저수지에 가둬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수문을 열라고 요구해왔다. 최지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녹조 등 상황이 더 심각한 상류의 승촌보를 미뤄놓은 것은 안타깝다”며 “4대강 사업을 추진한 중앙정부뿐 아니라 영산강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맞장구를 쳐준 전남도의 책임도 엄정하게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 대구 홍성 광주/최상원 김일우 최예린 안관옥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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