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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비트코인 `훨훨` 사상 첫 2000弗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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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사상 처음으로 2000달러를 넘어섰다. 이달 9일(현지시간) 1700달러를 처음 돌파한 데 이어 17일 1800달러, 19일 1900달러를 뚫고 올라가는 등 아찔한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비트코인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동전 한 개당 가치가 21일 오전 장중 2092.54달러를 기록했다. 22일 장중에는 2124.70달러까지 올라섰다. 작년 말 비트코인 가격은 968달러였다. 5개월도 안 돼 2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이다. 이 같은 가파른 가격 상승은 비트코인 투자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우려와 함께 1만달러 이상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함께 촉발하고 있다.

분산 네트워크형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2009년 개발됐으며 은행과 같은 제3자가 개입하지 않고 가치를 교환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개인끼리 온라인을 통해 직접 결제하는 방식이라 거래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누구나 계정을 생성할 수 있다. 최근에는 비트코인을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여기는 사람이 늘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유럽의 잇단 정치 이벤트, 북한 핵 문제 등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속출하면서 비트코인의 안전자산 매력도가 부각된 것이다. 특히 미국과 브라질에서 탄핵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가격 상승세에 한층 탄력이 붙었다. 비트코인은 지난 3월 처음으로 금값을 넘어서면서 '제2의 황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시장 일각에서는 금의 자리를 대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이 지난달 1일부터 비트코인을 새로운 지불 수단으로 공식 인정하면서 매입 수요가 크게 증가한 점도 가격 급등세에 일조했다. 비트코인 시장에서 일본 엔화의 비중이 부쩍 늘어난 게 이를 뒷받침한다. 일본과 중국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대한 가격 상승 기대감에 이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가상화폐 모니터링 사이트인 크립토컴페어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 거래액 중 일본의 비중은 최근 사흘 새 40%에서 55%로 급증했다.

이와 함께 비트코인의 통화 공급량이 4년에 한 번씩 절반으로 줄어드는 장치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4년마다 공급량을 줄이는 건 과도한 발행으로 보유 가치가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등한 건 가상화폐가 신규 자금 조달 수단으로 속속 활용되면서 투기 수요를 자극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기업공개(IPO)를 본뜬 용어인 '새 동전 공개(ICO·Iinitial Coin Offering)'는 신규 벤처기업(스타트업)들이 새 가상화폐를 만들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뜻한다. 비트코인과 비슷한 개념의 '이더리움'이라는 가상화폐 값은 올해 들어 10배 이상으로 수직 상승했다. 올해 스타트업 40곳 이상이 ICO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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