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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트럼프, 탄핵 위기속 사우디와 3500억 달러 대규모 계약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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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사우디 방문해 정상회담

"엄청난 날이다, 일자리 창출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해외 순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향후 10년간 1100억 달러 규모 무기거래를 포함해 3500억 달러(약 393조원) 상당의 대규모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2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과 정상회담 중 “오늘은 엄청난 날(A tremendous day)”이라며 “미국은 수천억 달러의 투자와 함께 일자리, 일자리,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환호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위기에 몰려 있다. 따라서 그의 외교활동이 향후 위기 탈출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지 관심을 끌고 있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대선개입 의혹 특별검사 수사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미 상원 정보위 증언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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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0일 수도 리야드 무라바 궁전에서 살만 사우디 국왕(깃발 왼쪽)과 함께 전통 환영의식인 칼춤을 추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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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에 따르면 압둘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서명한 일련의 투자계약의 가치를 합치면 3500억 달러를 넘는다”며 “이들 투자가 앞으로 10년간 두 나라에 수십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무기수출이 사우디의 자체 안보뿐 아니라 역내 대테러작전 수행능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단일 거래로는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인 1090억 달러가 넘는 무기판매와 함께 2500억 달러에 달하는 상업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소개했다.

양국은 이날 상세 무기거래 목록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미국 레이시언사의 첨단 레이더 정밀유도 폭탄 ^이란의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미국이 중동에서 이스라엘에만 수출한 F-35 스텔스 전투기 등이 포함돼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정밀유도 폭탄 등의 무기들은 사우디가 내전 중인 예멘의 민간인 무차별 살상에 사용할 것을 우려해 수출 승인을 해주지 않던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를 포함한 수니파 이슬람국가들을 지원하며 전임 오바마 대통령의 대이란 화해정책을 중단하려는 중동정책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사드 및 F-35 제작사인 록히드 마틴사에 “가격을 깎아 달라”고 전화로 요청하는 등 막판 무기거래 협상에 직접 개입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국가간 무기거래에 대통령의 가족이 개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무기거래 외에도 트럼프 방문에 맞춰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제너럴일렉트릭(GE), 핼리버튼 등 11개 미국 회사와 500억 달러 규모 공동투자 의향서에 사인했다. 또 미국 부동산개발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은 사우디 국부펀드와 4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인프라 개선 펀드 투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왕급 의전에 사우디 국왕에 고개숙인 사진 논란도
트럼프 대통령은 리야드 공항 도착하자 레드카펫 위에서 살만 국왕으로부터 직접 영접을 받는 등 사우디 방문내내 ‘국왕급 의전’을 받았다. 사우디 공군 전투기가 축하 비행에 나서고 예포도 발사됐다. 무라바 왕궁에서 열린 환영만찬 행사에선 살만 국왕과 함께 전통 칼춤을 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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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20일 살만 국왕으로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최고 영예인 '압둘아지즈 알사우드'메달을 받기위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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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과잉 의전은 뒷말도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사우디 최고영예인 ‘압둘아지즈 알사우드(사우디 초대 국왕)’ 메달을 받는 의식에서 살만 국왕에게 다리를 접으며 약간 고개를 숙이는 사진이 공개되자 지난해 대선과정에 캠프 고문이던 보수 논객 로저 스톤은 “토할 것 같다”는 글을 올리면서다. 트럼프가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사우디 국왕을 만나 고개를 숙여 악수하는 모습을 두고 “구걸하고 간청하고 머리를 조아렸다”고 비난한 바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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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퍼스트 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가 20일 무함마드 빈 나예프 왕세자와 대화하고 있다. 멜라니아는 이슬람국가인 사우디 방문 중 머리를 가리는 스카프를 쓰지 않고 검은 색 원피스 바지차림으로 발목도 드러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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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트럼프 순방에 동행한 퍼스트 레이디 멜라니아와 장녀 이방카가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에서 머리와 발목을 드러내는 옷차림을 한 것도 논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오바마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때 미셸 오바마가 히잡을 쓰지 않은 걸 두고 트위터에 “사람들이 스카프를 쓰지 않은 걸 두고 놀라운 일이자 모욕적이라고 한다. 우린 이미 충분히 적이 많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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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와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20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왕궁에서 열린 환영행사에 참석해 나란히 걷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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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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