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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갑오징어의 전국 연애고민자랑] <10> 연애코치는 왜 아내와 결혼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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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오징어의 전국 연애고민자랑'은 세계일보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10화: 연애코치는 왜 아내와 결혼했을까?>


세계일보

동갑인 남자친구를 만나 3년째 연애 중이에요. 어느덧 스물 아홉이 됐네요.

서로를 사랑하고 직장도 있어서 결혼을 생각 중인데, 남자친구는 제가 결혼 이야기를 꺼내면 슬쩍 피하거나, 부담스럽다는 듯이 말을 해요.

일단 피하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해서 더는 말을 안 하긴 했어요. 남자는 도대체 언제 결혼을 하고 싶어지나요? 그리고 연애코치님은 만났던 분도 많았을 텐데, 왜 지금의 아내분과 결혼을 해야겠다고 결심하셨나요?

세계일보

그거 알아? 여자들은 연말이 되면 이성을 보는 눈이 관대해 진다는 거?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6월에 만났을 때는 '오징어'로 보이던 남자가 12월에는 '사람'으로 보이기도 해.

고작 한 살 더 먹을 때도 이러니, 앞자리가 2에서 3으로 바뀌는 '스물 아홉' 때는 오죽할까? 어떤 여자는 공포감을 호소하기도 하더라고.

사랑하니까 결혼을 생각하겠지만, 여자들이 나이를 들어감에 따라 결혼에 대한 조바심을 내는 건 사실이야.

그러면 남자들은 언제 결혼하고 싶어질까?

우리도 '외롭다' '힘들다'는 느낌이 들 때 누군가와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그런데 그렇다고 '우리 그냥 결혼하자'고 하지 않아.

아니 못 해. 남자에게 결혼은 '로맨스'가 아닌 '다큐멘터리'거든. 그래서 다른 것들을 다 포기하더라도 '한 사람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다' 또는 '책임지고 싶다'는 마음이 있을 때야 비로소 결혼해 대해 진지해지지.

참고로 결혼하자고 더 이상 말하지 않은 건 잘 한 거라고 생각해.

만약 좀 더 졸랐으면 남자친구는 결혼을 '다큐멘터리'가 아닌 '공포영화'로 생각하게 됐을 거야. 물론 당신이 그 영화의 '주인공'이 되는 거고. 이건 당신이 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회구조가 평범한 남자가 나이 서른에 자력으로 결혼하기 불가능한 구조라 그러니 좀 이해해 주길 바라.

마지막으로 난 왜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을까? 마침 내일이 둘이 하나 되는 '부부의 날'인데, 좋은 질문이야.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 난 신림동 쑥고개 근처에 살고 있었어.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 원룸이었지.

서울 올라와서 그렇게 혼자 살고 있는 날, 아내는 한 번도 부끄러워하지 않았어. 항상 "난 널 믿어 넌 기대주야"라고 말해줬지. 지금 생각해보면 남자는 자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여자는 배신해도, 믿는다고 말하는 여자는 쉽게 배신하지 못하더라고.

막연한 미래가 불안했지만, 그녀와 함께라면 내가 살다가 한 번쯤 넘어지더라도 용기 내어 일어날 수 있을 것만 같았어. 그래서 미안하지만 내 불안한 미래를 함께 해달라고 했어. 대신 내가 정말 최선을 다할 거라고 고백했지. 올해가 딱 결혼 10년 차 인데, 아내는 이렇게 말해.

"넌 10년 전에도 기대주였는데, 지금도 그냥 기대주야"

국내 1호 연애 크리에이터 이명길

'국내 1호' 연애 크리에이터 이명길씨의 ‘연애고민자랑’코너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알쏭달쏭 남녀심리, 애타는 사랑, 어려운 초기 육아 그리고 성(性)과 관련된 내용까지. 결혼 10년 차이자 '푸른 아우성 성교육강사' 과정까지 이수한 그가 여러분의 고민을 들어드립니다.

cuttltfishoflove@gmail.com 로 이메일을 보내주세요! 익명 절대 보장! 누구도 내가 고민 글을 보냈는지 알 수 없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이명길씨는 자신을 갑오징어라 부릅니다. 오징어 중의 甲(갑)이기 때문이지요!

아래는 유튜브 '갑오징어 연애TV' 채널에 올라온 금주 영상입니다. 구독하시면 더 많은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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