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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경사 징조?…대나무 솜대 10년만에 꽃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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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국가적 경사가 있을 때 핀다고 알려진 대나무 꽃이 국내에서 10여년 만에 관찰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최근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 용강리의 대나무 솜대가 꽃(사진)을 피웠다고 19일 밝혔다.

솜대가 일제히 꽃을 피운 현상은 2007년 경북 칠곡에서 관찰된 이후 처음이다.

꽃이 핀 나무는 0.1ha 넓이의 대나무 숲에 가슴높이 직경 3~4cm, 7~8m 내외로 자란 솜대들이다.

우리나라에는 5속 18종의 대나무 종이 분포하고있다. 하지만 꽃을 보는 것이 어려워 대나무 꽃은 ‘신비의 꽃’으로 불린다.

지금까지 대나무 꽃이 핀 사례는 1937년 경남 하동의 왕대림, 2007년 경북 칠곡의 솜대림, 2008년 경남 거제 칠전도의 맹종죽림, 2012년 경남 김해 용두산에 자생하는 이대 등이 전부다.

대나무 꽃이 잘 피지 않는 이유는 씨앗이 아닌 땅속에서 자라는 줄기로 번식이 손쉽게 이루어져 개화생리에 관여하는 기관이 자연스럽게 퇴화됐기 때문이다.

대나무 꽃이 피기 시작하면 기존에 생육하고 있던 대나무 장대와 한쪽으로 뻗은 뿌리는 완전히 죽게 된다. 이후 숨은 눈이 자라면서 다시 재생되지만 꽃이 피기 전과 같은 상태로 대나무 숲이 회복되려면 10여 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나무의 개화에 대해서는 60∼120년 주기설과 ‘특정한 영양분이 소진되어 꽃이 핀다’는 영양설 등의 학설이 있다. 다만 개화 특성이 매우 신비롭고 희귀해 예로부터 국가에 좋은 일이 발생할 징조로 여겨지고 있다.

남부산림자원연구소 박용배 소장은 “주로 땅 속 줄기로 번식하는 대나무에서 꽃이 피는 것은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라며 “꽃이 핀 대나무의 생리·생장 상태를 지속적으로 분석하는 등 대나무 숲의 관리 방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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