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38036082 0352017051938036082 03 0301001 5.16.8-RELEASE 35 한겨레 0

노사는 일자리 공약에 협조할까

글자크기
[한겨레] [토요판] 다음주의 질문

한겨레

18일 오후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열린 ‘제대로 된 인천공항 정규직화 대책회의 발족 및 입장발표 기자회견’ 모습을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원들이 지켜보고 있다. 인천공항/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검찰개혁, 일자리 창출에 이어 경제개혁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 드라이브’가 마치 전광석화와 같다. 특히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 공약 이행은 새 정부의 제1국정과제로 강조된다. 대통령은 취임 뒤 첫 방문지인 인천공항공사에서 ‘임기 5년 내 비정규직 제로 시대 달성’을 약속했다. 이어 대통령 직속의 일자리위원회와 청와대 일자리수석 자리를 신설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는 정부 출범 반년도 안 돼 폐기됐다. 문 대통령의 일자리 공약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정책의 일관성은 기본 조건이다. 하지만 전체 일자리 중에서 공공부문의 비중은 7.6%에 불과하다.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민간부문의 협조가 절실한 이유다. 새 정부는 민간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공약을 함께 내놨다. 청년고용의무할당제의 민간기업 확대 적용과 미준수 기업에 대한 고용부담금 부과,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따른 차별금지 특별법 제정,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제 도입이 대표적이다.

기업들은 벌써 걱정부터 앞선다는 반응이다. “당장 고용비용이 크게 늘어날 텐데….” “간접고용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라는데, 하청업체 근로자도 해당 업체에서는 정규직이다. 도대체 기준이 뭐냐?” “고용 형태를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게 시장경제에 맞느냐?” 기업들의 이런 모습이 이해가 되면서도 아쉬움 역시 감출 수 없다. 청년실업이나 소득격차의 심각성을 헤아린다면 스스로 새 정부 정책에 부응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만도 한데,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 경제를 주도해온 30대 그룹만 봐도 2016년 한 해 동안 2만명의 일자리가 줄었다. 심지어 영업이익이 30조원에 육박한 삼성전자조차 3700여명의 일자리가 사라졌을 정도로 대기업의 ‘고용 없는 성장’이 심각하다. 또 대기업 기준으로 비정규직 비중은 40%를 넘는데, 비정규직의 보수는 정규직 대비 50%에 불과하다. 이런 현실이 바뀌려면 정부 규제를 말하기 이전에 노사 모두 인식의 전환부터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경영자들은 수조원에 이르는 이익을 조금 줄이더라도 일자리를 더 늘리고, 하청업체를 공정하게 대우해서 중소기업의 임금 지급 능력을 높여줘야 한다. 맹목적인 ‘이익 지상주의’는 극소수 주주에게만 이익이 될 뿐이고, 기업의 터전인 회사 직원과 협력업체, 소비자, 사회에는 오히려 해가 된다. ‘금수저’ 논란에 시달리는 재벌 3세들이 이를 새로운 경영철학과 비전으로 내놓는다면 자신과 기업의 평판을 단번에 개선하는 것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기업 발전을 위한 획기적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기업 근로자들도 형편이 어려운 사내하청과 납품업체 근로자의 처우개선 문제를 더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노사의 자발적 협조만 기다리지 말고 더욱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문 대통령은 재벌 주도 성장이 한계에 부닥친 상황에서 새로운 경제정책 패러다임으로 ‘더불어성장론’을 제시했다. 노동자 임금(국민 소득)을 늘림으로써 내수 진작→소비 확대→성장률 제고의 선순환을 이끌어내고 양극화도 개선하는 ‘임금(소득) 주도 성장론’과 같은 취지다. 박태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임금과 소득을 높이려면 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중소기업 간 격차를 줄이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 결성을 통해 임금 교섭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일자리와 노동정책의 연계를 강조했다. 현재의 불합리한 임금체계를 개선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학력·연령을 기준으로 하는 현행 임금체계를 직무·숙련도·성과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선진국 방식으로 바꿔야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좀더 쉽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주주신청]
[▶ 페이스북] [카카오톡] [위코노미] [정치BAR]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