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2 (일)

에르도안, 16일 트럼프와 정상회담…시리아·귈렌 등 놓고 신경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시스

기자회견하는 트럼프


뉴시스

에르도안 "어쨌든 이겼어"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터키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일부 사안을 놓고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시리아에서 쿠르드 반군을 지원한 데 대해 "테러리스트를 테러리스트로 퇴치할 수 없다"며 강한 불신을 드러낸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기대감을 표출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 최근 시리아의 쿠르드 민병대에 무기를 공급하기로 결정하면서 미국과 터키 관계에 또다시 불협화음이 노출됐다. 터키 정부는 시리아의 쿠르드 민병대가 자국 내 분리주의 무장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된 것으로 보고 있다.

터키는 지난 주 군 고위 인사와 정보부 관리들을 미국으로 파견해 트럼프 행정부에 시리아 쿠르드 반군에 무기를 지원하지 말 것을 요청했지만 미국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이미 결정이 내려졌다는 대답을 들어야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6일 백악관에서 열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현재에 미국에 거주 중인 터키계 이슬람 성직자인 펫훌라흐 귈렌의 송환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귈렌을 지난해 7월15일 발생한 불발로 끝난 쿠데타의 배후 조종자로 의심하고 있다.

익명의 터키 고위 관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번 방미 목적에 대해 "결실 있는 대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미국과 터키 관계는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2일 취재진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을 바꾸도록 설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중국과 미국 순방 일정에 돌입하기 앞서 "두 국가간 최고위급 대화는 트럼프 대통령과 나 사이에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과 터키 관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은 권력이양이 이뤄진 상태다"라며 "터키는 주의 깊게 그리고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주 런던에서 비날리 이들드름 터키 총리를 만났을 때 미국이 시리아 쿠르드 민병대에 무기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매티스 국방장관은 "나는 터키와 미국이 합심해 터키의 안보를 위한 묘책을 찾아낼 것으로 믿는다"라며 "양국은 테러리즘의 위협에 함께 맞설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익명의 터키 관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번 방미에서 양국 간 무역 확대 등 '긍정적인 어젠다'도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터키 간 무역거래 규모는 연 170억 달러(약 19조 원)로 많지는 않다. 양국 간 무역거래에서 미국이 터키보다 약 2배 더 많이 수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무부는 개헌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된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달 말 대규모 숙청을 재개한 데 대해 비판을 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신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국민투표에서 승리를 거둔 것에 대해 축하 메시지를 보내 동맹국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ksk@newsis.com

뉴시스 SNS [페이스북] [트위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