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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확산되는 오바마 억대 강연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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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올 초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과 함께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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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9월 기조연설을 대가로 월가의 금융기업으로부터 억대의 강연료를 받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민 우선 정책을 펼쳤던 그가 퇴임 후 기존 정치인들과 다름 없는 행보를 보이면서 실망했다는 반응들이 잇따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오바마가 월가은행 계열의 캔터피츠제럴드가 개최하는 연례 보건분야 투자자 오찬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대가로 40만 달러(약 4억5,000만원)을 받기로 계약한 것과 관련, 민주당 컨설턴트인 행크 샤인코프는 “그가 임금 격차에 대해서 비난했던 사람들에게 돈을 받아간다는 것이 참 역설적”이라고 비판했고, 시민단체 ‘변화를 위한 뉴욕 공동체’ 조너선 웨스틴 사무총장은 “월가 대형 금융사와 친하게 지내며 민주당의 기반을 어지럽히는 일을 오바마가 되풀이 하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고 반응했다. 앞서 힐러리 클린터 전 국무장관은 퇴임 후 투자회사 골드만삭스로부터 거액의 연설료를 받아 비판 받은 바 있다. 당시 클린턴은 3회 연설을 하고 67만5,000달러(약 7억6,000만원)을 받았다.

보수 진영에서도 거센 공격이 쏟아졌다.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의 ‘아웃넘버드’ 공동 진행자이자, 존 매케인 공화당 의원의 딸인 메건 매케인은 방송에서 “성인(聖人)인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실제로는 우리처럼 더러운 자본주의였다”고 오바마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로버트 페인터 미네소타대 법학과 교수는 “연설을 하는 건 자유”라면서도 “미래의 정치적 영향력과 인기에 대한 잠재적 비용은 감당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고, 랜스 스트레이트 포드햄대 언론학과 교수는 “돈을 받을 자격은 있지만, 전직 대통령인 그가 여전히 나라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오바마 측은 즉각 해명했다. 오바마의 대변인인 에릭 슐츠는 “스폰서와 무관하게 오바마는 자신의 가치와 비전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오바마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이후 그 누구보다도 강력하게 월가 개혁을 성공시킨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구단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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