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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사드 10억'…방위비협상 포석 또는 흥행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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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초롱 기자

노컷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사드배치 비용 부담을 언급하고 나서면서 우리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한국이 사드배치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며 그 비용을 10억 달러(1조1300억원)로 추산했다.

또 한국과의 교역에서 무역적자가 크다면서 "끔찍한(horrible)"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거나 종료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미국 측으로부터 사전 통지를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측으로부터 관련 사실을 통보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국방부 역시 "우리 정부는 부지·기반시설을 제공하고 사드 체계의 전개 및 운영유지 비용은 미국 측이 부담한다는 한미 간 합의내용에는 변함이 없다"는 기본적인 입장만 재차 강조했다.

결국 상대국인 우리나라 정부에는 관련 사실을 미리 이야기하지 않고 외신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내놓은 것이어서 파장은 더욱 컸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형적인 스타일이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만찬 중 시리아 공격을 공개한 것처럼, 기존의 외교관례를 거침없이 깨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같은 성향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위해 방미 중에 이러한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기존 틀을 완전히 무시하는 협상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 같다. '예측불가함(unpredictability)'을 협상의 주요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의 경제적 득실과 안보 문제를 그대로 연결지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문제에 대한 경제적 셈법이 현실화된 것이 아니겠나. 자신의 생각을 간접적이지만 강력하게 던지고 있는 것인데 상당 부분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내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국이 유리한 입지를 고수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지배적이다.

미국이 사드 배치가 거의 완료된 이 시점에 비용과 관련한 문제를 논의하면서 미리 '공짜안보는 없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본 입장을 한국 정부에 다시 한번 각인시키려고 시도했다는 것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내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위해 미리 최고 액수를 이야기함으로써 한국 정부에 숙제를 안긴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비용을 요구할 것이란 점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 내년 협상에서 충분히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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