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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친서민 정책 편 오바마 결국 상위1%?…퇴임 후 고액 연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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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서민 정책 편 오바마 결국 상위1%?…퇴임 후 고액 연설 논란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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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미국 대선전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에 치명타를 안겨준 것 가운데 하나가 월가의 고액 연설이었습니다. 당 안팎에서 규제 대상인 월가로부터 오히려 고액의 연설료를 받아 개인 치부에 활용함으로써 민주당의 도덕적 기반을 무너뜨렸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퇴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9월 월가의 한 투자회사에서 연설하는 대가로 40만 달러(약 4억5천만 원)의 연설료를 받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퇴임 후 행각이 비판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40만 달러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할 당시 대통령의 연봉에 해당하는 액수입니다.

또 오바마 전 대통령의 향후 유럽 방문 일정에도 유료 연설 일정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반인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고액에다, 해당 투자사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초래한 것과 같은 부류의 월가 금융사라는 점,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이 현직 재임 기간 공직자 도덕성의 상징이었다는 점에서 반대파인 보수층은 물론 상대적으로 실망감이 큰 기존 진보계 지지층으로부터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를 계기로 오바마 전 대통령의 퇴임 후 행적에 대해서도 여러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무난하게 넘어갔던 행적들이 연설료를 계기로 다시금 문제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현직 재임 중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는 데 중점을 둬왔고, 퇴임 후에도 '기회의 사다리를 잡으려고 노력하는' 계층을 지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면서, 아울러 최근 시카고대 연설에서도 '단지 명성이나 돈이 아닌 인생에서 올바른 일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NYT는 그러나 오바마의 퇴임 전후 행적은 기존의 다른 대통령들과 차이가 없었다면서 퇴임 직전 백악관에서 유명인사들을 불러모아 떠들썩한 파티를 열고, 퇴임 후에는 리처드 브랜슨, 데이비드 게펜 등 영국과 미국 할리우드 거물 기업인들의 휴양지에서 역시 유명인사들과 함께 어울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부부가 워싱턴 최고급 주택가 600만 달러 주택에 월세 2만2천 달러(약 2천500만 원)로 거처를 마련한 것에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서민 우선 정책을 옹호했지만 그도 결국 미국내 상위 1% 계층이라는 비판입니다. 영국 가디언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퇴임 후 휴가를 보낼 자격은 충분하나 '반드시 억만장자들과 함께 호화요트에서 보냈어야 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가디언은 27일 자 칼럼을 통해 오바마 부부가 퇴임 후 기록적인 6천500만 달러에 자서전 집필을 계약하고 이전의 저서들로부터도 상당한 수입을 올리는 등 재정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음을 지적하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전 대통령들처럼 고액 연설에 나선 것을 비판했습니다.

또 전임 빌 클린턴 대통령과 같은 워싱턴의 해리 워커 에이전시를 연설 대행사로 계약한 것도 꼬집었습니다.

퇴직 대통령들의 고액 연설은 백악관의 관행처럼 굳어져 왔습니다. 제럴드 포드 대통령으로부터 시작해 로널드 레이건, 조지 W 부시 대통령 등도 상당액을 받고 연설에 나섰습니다. 레이건 대통령은 퇴임 후 한 일본 홍보사로부터 200만 달러를 받고 1주일간 연설 여행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빌 클린턴-힐러리 부부의 퇴임 후 '연설사업'은 압권입니다. 부부의 연설은 마치 기업처럼 운영돼 무려 1억5천800만 달러(약 1천800억 원)의 부를 쌓았다. 이 돈으로 재임 중 선거 빚을 청산하고 뉴욕과 워싱턴에 고급 주택을 사들이는 등 재산면에서 미국 내 상위 1% 계층으로 올라섰습니다.

그러나 힐러리는 대선에서 이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렀습니다. 무엇보다 버니 샌더스 등 당 내부에서 민주당의 대의를 저버린 탐욕으로 혹독한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러한 관행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고액 연설료가 비판 대상에 오른 것은 현재 미국 정치 상황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 때문입니다.

가디언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주요 치적 가운데 하나가 재임 중 도덕적 논란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가족적 가치를 중시함으로써 미국 가정의 모범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가…. 가디언은 기존의 관행에도 불구하고 시대는 변했다면서 힐러리의 전철을 밟지 말 것을 주문했습니다.

특히 민주당이 대선 패배 이후 지도자 부재에 빠진 만큼 오바마가 돈버는 연설보다 당 구하기에 나설 것을 주문했습니다.

대선 패배 후보가 잠정적으로 당을 이끌어 왔으나 힐러리의 경우 나이와 '도덕적 결함'으로 인해 백악관 3수는 더이상 불가능하다고 일축했습니다.

공화당이 정부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재건을 위한 오바마의 역할이 긴요하다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에 '연설하되 돈만을 바라보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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