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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탈퇴 명령 검토”→ “재협상”… 롤러코스터 탄 NA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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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캐나다-멕시코 정상 통화… 폐기않고 신속히 개선하기로 합의”

NYT “트럼프 협상 기술 통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26일 하루 동안 어지러운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날 오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NAFTA 탈퇴’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멕시코 페소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하지만 오후 늦게 “NAFTA를 폐기하지 않고 3국 간 재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이 나오면서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오전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NAFTA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다. 서명 직전의 거의 최종 단계에 와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대표적 러스트벨트(낙후된 공업지대)인 위스콘신을 방문해 외국인에 대한 전문취업(H-1B)비자 요건 강화 방안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NAFTA를 최종적으로 폐지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큰 변화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NAFTA 탈퇴 임박’ 소식은 이날 백악관이 발표한 대대적인 세제개혁안보다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줬다. 멕시코 페소가 달러 대비 2% 넘게 폭락했고, 캐나다 달러도 0.3% 하락했다.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부품이나 제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판매하는 업체들의 주가도 일제히 떨어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멕시코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과 (전화로) 논의했고, NAFTA를 지금 당장 폐기하지 않고 3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신속히 재협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두 정상과의 대화가 즐겁고 생산적이었다”며 “재협상을 통해 NAFTA를 개선할 수 있는 것이 기쁘다. 두 정상과 함께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어서 영광이다. (재협상의) 결과로 3국이 모두 더 강하고,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늦은 저녁에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과 캐나다, 멕시코 정상 간의 (이례적) 통화는 멕시코 페소가 폭락하는 등 시장이 요동친 뒤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캐나다와 멕시코가 NAFTA 재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미국은 탈퇴라는 초강수를 두겠다’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 기술이 두 정상으로 하여금 전화기를 들도록 만든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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