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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김석준의 ‘교육 실험’… 부산 초등교 객관식 시험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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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단위 처음… 2018년 적용

내년부터 부산지역 초등학교들의 객관식(선택형) 시험평가가 전면 폐지된다. 교육청 단위의 초등학교 객관식 평가 전면 폐지는 대한민국 교육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다. 교육계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주입식과 암기식, 정답 고르기식 교육으로는 변화무쌍한 복합융합사회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할 수 없다”며 “생각하는 힘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교육을 위해 초등 시험에서 객관식 문제를 없애고 서술·논술형 평가방식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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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학생들이 진단평가 문제를 풀고 있다.연합자료사진


김 교육감은 “정답 고르기 중심의 객관식 평가 비중이 크면 학생들은 수동적인 학습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며 “암기 중심의 교육방법에 강점을 가진 사교육에의 의존도를 줄이기는 더욱 어렵다”고 설명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오는 6월 공청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7월과 8월에 평가전문가 연수를 진행한다. 올해 2학기에는 시범학교 10곳을 지정해 운영한 뒤 내년부터 모든 초등학교에서 객관식 평가를 폐지할 예정이다.

부산에서는 2015년부터 일부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평가방법을 객관식 평가에서 수행평가로 바꾸고, 기초·심화·전문 과정 연수를 거쳐 서술·논술형 전문교사 150명을 양성했다. 이번 초등학교 객관식 평가 전면 폐지는 지난 2년간 추진해온 수업 체계 개선 노력이 어느 정도 결실을 거뒀다는 부산교육청 내부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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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초등학교 객관식 평가 폐지김석준 부산교육감이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부터 초등학교에서 객관식 평가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연합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 훈령상 초등학교 평가는 수행평가만으로도 할 수 있게 돼 있고, 교육청이 자체 지침으로 평가방식을 정하는 건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부산교육청의 이번 방침을 바라보는 교육계의 시선은 ‘환영’과 ‘우려’가 교차한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학생 평가는 학교 자율로 맡겨둬야 하는데, 교육청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객관식 평가를 금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초등학생 수준에서 서술형 평가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초등학교 평가 방식이 선진국형으로 바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과정 중심 평가를 지향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학교 현장 안착 차원에서도 부산교육청의 이번 조치가 합당하다”고 평가했다. 성병창 부산교대 교수(교육학)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아이들의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준다면 교육에 전반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교사들 역시 수업권과 평가권을 보장받을 수 있어 책임감이 전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김주영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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