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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새로운 생존 조건, 초연결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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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300년 전, 계몽주의와 과학혁명이라는 두 개의 망치가 중세 이래의 기성질서 기반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영원할 것 같던 왕권과 교황권, 연금술, 봉건제 등 구체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19세기 후반 프리드리히 니체는 기차와 공장이 선도한 산업화시대의 광기를 견뎌내기 위해 ‘여섯 번째 감각’, 즉 역사의 리듬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뉴스위크> <타임>에서 일한 저널리스트 출신으로, 국제컨설팅 회사인 키신저협회 공동 최고경영자이자 부회장인 조슈아 쿠퍼 라모는 지금 다시 새로운 망치질 소리가 요란하다면서, ‘일곱 번째 감각’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제7의 감각, 초연결 지능>(정주연 옮김, 미래의창 펴냄)에서 얘기하는 그 감각은 이전 어느 시대보다 “더 빠르고 똑똑해진 연결(네트워크)”과 그것이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방식을 감지하는 능력이다. 이 초연결은 한마디로 정보와 통신기술 혁명이 야기한 초고속 디지털 네트워크화다. 이것은 계몽주의와 과학혁명이 그랬듯이 산업혁명 이후의 기성질서를 무너뜨리고 전혀 다른 세상을 창출해내고 있다.

쿠퍼 라모는 이를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굴드가 얘기한 단속평형에 비긴다. 단속평형설은 공룡멸종 등 생물대멸종과 그 뒤의 폭발적인 종분화를 설명하는 진화론의 핵심이론 중의 하나다. 초고속 연결로 시공간을 압축하면서 사물의 본질을 바꿔버리는 디지털 네트워크 시대의 연결통로(게이트)를 지배하지 못하면 아편전쟁에 패배해 몰락한 청이나 영국의 기관총에 몰살당한 남아공 원주민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

책은 초연결 네트워크 시대의 본질, 권력과 부,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갈 새로운 인간의 생존조건에 대해 얘기한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주주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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