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하기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국내 소비가 여전히 저조하고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이 아직 경제 지표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도 경제가 확장 국면에 진입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 年성장률 3% 가능할까
수출과 투자가 당분간 지속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실제 경제성장률이 당초 정부와 기관의 전망치인 2.5~2.6%을 넘어설 지 주목된다. 올 들어 경제 청신호로 볼 수 있는 지표들이 줄줄이 잡히기 시작했고 앞으로도 큰 변수가 없는 한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란 점에서다.
경제성장을 이끄는 수출은 '효자' 품목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계 등을 중심으로 완연한 증가세다.
세계 교역량이 늘어나면서 국내 수출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수출액은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째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10일까지 수출액은 111억 6900만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했다.
수출회복세로 인한 온기가 내수로 일부 전이되면서 겨우내 얼어붙었던 소비심리도 살아나는 모습이다. 올해 4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2로 6개월만에 기준선인 100을 넘었다.
지난해 말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건설투자가 증가세로 돌아선 점도 청신호다. 1분기 건설투자 증가율은 5.3%로 작년 4분기 마이너스(-1.2%)에서 크게 좋아졌다.
다만 낙관하면 안 된다는 조언도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소비는 (정체된) 소득 때문에 살아날 수가 없다"면서 "보호무역주의와 사드 영향은 아직까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두고봐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선을 그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산업경쟁력 장관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소비 및 투자 심리로 개선되는 등 긍정적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확장적 선순환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장담하기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 '깜짝' 성장…전망치도 상향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성장'에 국내외 연구기관들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상향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2017-2021 중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불과 넉 달 만에 지난해 12월 제시한 2.2% 대비 0.4%포인트가 올라갔다.
앞서 한국은행도 지난 13일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2.6%로 제시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2.4%→2.6%), 한국경제연구원(2.1%→2.5%)도 앞다퉈 성장률을 올렸다.
이들이 한목소리로 내세운 성장률 상향 조정 근거는 수출 호조에 이은 설비투자 확대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마이너스(-)5.9%에 머물렀던 수출 증가율(통관 기준)이 올해 8.6%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2.3%→4.1%)도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다.
정부도 수출 전망치를 끌어올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올해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을 6~7%로 예상했다. 기존 2.9%에서 두 배 이상 대폭 상향 조정된 것이다. 수출 전망 금액도 기존 5100억달러에서 5250억∼530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원은 "연초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하면서 수출호전 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LG경제연구원은 올해 민간소비가 1.9% 증가하는데 그치고, 건설투자 증가율 역시 10.7%에서 5.6%로 줄어들 것을 예상했다. 향후 미·중 리스크가 본격화돼 세계교역이 위축되면 2021년까지 우리나라의 연평균 경제 성장률이 2.2%에 그칠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내놨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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