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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사설] '후보들 못 믿겠다' 늘어나는 부동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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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열흘 남짓 앞으로 다가오면서 판세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지지도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이 뚜렷하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문 후보를 바짝 추격하며 역전을 노리던 안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며칠 사이 조사에서는 오차범위를 넘어 10%포인트 이상 뒤처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양강 구도’가 깨지는 듯한 분위기다.

보수·진보세력이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우리 현실에서 양쪽 지지층을 모두 붙잡으려는 안 후보 진영의 선거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 결과다. 오히려 양쪽 진영으로부터 집중적인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리는 데다 그동안 몇 차례 TV토론이 이어지면서 안 후보가 대북 안보관에 있어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 탓이다. 지금껏 안 후보에 쏠렸던 중도 보수층이 지지 대열에서 서서히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만큼 부동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진 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탈표의 상당 부분은 분명한 의사표시를 거둔 채 중간지역에서 맴돌고 있는 양상이다. 현재 여러 여론조사 결과 부동층은 2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을지도 모른다.

선거전이 달아오를수록 부동층이 늘어난다는 것은 후보들에 대한 신뢰도가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후보들의 흡입력이 지지표를 끌어모으기에 역부족이라는 뜻이다.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하고도 “앞으로 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자꾸 늘어가는 추세다. TV토론을 통해 검증이 거듭되면서 후보들에 대한 믿음과 실망이 교차하고 있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보수진영 및 ‘비문(非文)’ 후보들 간의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단일화가 그렇게 쉽게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인위적인 단일화 작업은 도리어 역효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렇다면 앞으로 부동층을 어떻게 공략하느냐 하는 것이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후보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무엇보다 진영 논리를 떠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다는 진정성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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