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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中, 자체 건조한 첫 항공모함 진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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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체 항모 보유 세계 7번째… 2019년 남중국해 배치

차분히 진행… 언론 보도도 짤막, 함재기 36대… 시진핑은 불참

중국이 26일 자체 건조한 첫 항공모함 산둥호(山東號)를 진수했다. 중국 해군은 이날 오전 랴오닝성 다롄(大連)조선소에서 판창룽(范長龍)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 군 고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자국의 두 번째 항모이자 첫 중국산 항모의 진수식을 가졌다. 이로써 중국은 아시아에서 항모를 두 척 보유한 유일한 국가,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에 이어 항모를 자체 건조한 7번째 국가가 됐다.

산둥호는 2013년 설계가 시작돼 4년 만에 진수됐다. 젠-15 전투기를 36대까지 탑재할 수 있고 첨단 전자장비도 제대로 갖춰, 사실상 훈련용이었던 첫 항모 랴오닝호와 달리 실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둥호는 앞으로 2년간 내부 장비를 완비하고 시험 운항을 거쳐 2019년쯤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남중국해 지역을 관할하는 남해함대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진수식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참석하지 않았으며, CCTV 등 관영 매체도 진수 소식을 간단하게 전했다. 당초에는 시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로 열릴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우려로 미국이 항모 전단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등 동북아 긴장이 고조된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진수식에 참석한 판창룽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 중국군 인사들은 국제 관례에 따라 테이프를 자르고, 샴페인병을 선수(船首)에 던져 깨트렸다. 새 항모는 주변 선박들이 일제히 뱃고동을 울리는 가운데 독에서 빠져나와 인근 부두에 정박했다.

중국의 첫 보유 항모는 구(舊)소련 항모를 들여와 개조한 랴오닝호이다. 산둥호는 랴오닝호와 달리 건조의 모든 과정을 중국이 독자 기술로 해결했다. 산둥호는 길이 315m, 폭 75m에 만재 배수량 7만t으로 랴오닝호(길이 300m, 폭 73m, 만재 배수량 6만7000t)보다 조금 크다. 동력 장치는 랴오닝호와 같은 디젤엔진이다.

라오닝호에 비해 산둥호가 가장 달라진 점은 함재기 탑재 능력이다. 랴오닝호의 갑판과 내부 설계를 보완해, 갑판을 더 넓히고 내부 격납고를 확대했다. 덕분에 젠-15 전투기 최대 24대까지 탑재할 수 있던 랴오닝호보다 12대(50%)가 더 많은 36대를 탑재할 수 있다. 또 첨단 이지스함의 레이더와 같은 전방위 3차원 레이더 등 첨단의 전자장비를 장착했다. 중국 인민망은 "함재기를 본격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전투용 항모에 한발 다가섰다"고 말했다. 또 갑판 아래 승조원 거주 공간도 넓어졌다.

산둥호는 그러나 원양해군을 지향하는 본격 항모라기에는 한계도 있다. 가장 부족한 것이 함재기 이륙 시스템이다. 미국 항모는 짧은 갑판에서 이륙하는 함재기를 핵 추진 기관에서 나오는 증기나 전기의 힘으로 뒤에서 밀어준다. 반면 디젤 동력을 쓰는 산둥호는 항모 뱃머리를 스키점프대처럼 살짝 들어 올려 이륙을 돕는 구소련 방식을 쓰고 있다. 함재기 이륙 때 추력이 부족한 만큼 산둥호의 함재기는 덩치를 줄여야 한다. 연료와 무기를 많이 싣지 못하기 때문에 장거리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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