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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호주 주요대학에 홀로코스트 부정 유인물…신나치 소행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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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국립대·시드니대 등 5곳서 발견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주요 대학 5곳에서 최근 홀로코스트(대학살)를 부정하는 등 반유대주의를 고취하는 내용의 포스터들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각 대학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멜버른 동물원에서 발견된 반유대주의 포스터[출처: 온라인 증오예방연구소(OHPI)]



수도 캔버라의 호주국립대(ANU) 교내에는 지난 21일 홀로코스트의 역사적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의 포스터들이 붙고 유인물이 뿌려졌다.

이들에는 홀로코스트를 부정해온 영국 역사학자 데이비드 어빙의 견해에 지지를 표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나치 수용소 내 가스실의 존재에도 의구심을 표시하는 한 웹사이트도 소개됐다.

ANU 학생들은 홀로코스트 문제를 놓고 어빙과 유대인 역사학자 데버러 립스타트 간에 벌어진 치열한 법정 공방을 다룬 영화 '나는 부정한다'(Denial)'가 최근에 나온 것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 대학 캠퍼스에서는 지난해에도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

학생회장인 제임스 코놀리는 "홀로코스트 부인은 헤이트 스피치(특정 민족·인종·국민에 대한 혐오 발언)"라며 "이는 통상 반유대주의를 유포하는 것으로, 관용과 통합을 가치로 하는 환경에서는 설 자리가 없다"라고 호주 ABC 방송에 말했다.

이 일이 있기 하루 전에는 시드니대학에서 나치 표식의 스티커가 곳곳에 붙여졌다.

시드니대학 학생회장인 마이클 리즈는 이런 일을 벌인 사람이 재학생이 아니길 바란다면서도 만일 재학생으로 밝혀진다면 학교 측이 단호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멜버른의 라 트로브대학에서는 지난 19일 늦게 유대인 살해를 선동하는 포스터까지 붙었다.

대학 측은 포스터를 찾아내기 위해 CCTV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약 2주 전에도 멜버른대학과 모나시 대학에서는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유인물이 뿌려졌다.

호주 언론들은 이런 일들이 신나치 그룹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전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 2월에는 동물원 등 멜버른 지역 여러 곳에서 반유대주의적이고 인종차별적인 포스터가 발견되기도 했다.

호주에서는 최근 선거 등을 통해 극우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취업비자나 시민권 제도도 대폭 강화되는 등 우경화의 조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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