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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박채윤 "朴, 외로워해…내밀한 이야기 듣고 연민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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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시술 사실 말하면 '세월호 7시간' 내 책임될까 두려웠다"]

머니투데이

'비선진료 의혹' 의사 김영재씨의 아내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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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절차 없이 청와대를 드나들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비선진료'를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영재 원장(57)의 부인 박채윤씨(48)가 "박 전 대통령이 굉장히 외로워했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비선진료 의혹과 관련, 김 원장이 국회에서 거짓 증언을 한 것은 "아이들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씨는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 심리로 진행된 자신과 김 원장 등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 김 원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거짓 증언을 한 경위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 재임기간에 총 14차례에 걸쳐 청와대에 들어가 그의 얼굴 흉터 등에 대해 상담과 간단한 시술을 한 박씨는 이날 "주변에서 박 전 대통령을 잘 챙겨주지 못한다고 느꼈느냐"는 질문에 "(박 전 대통령이) 굉장히 외로워했다"고 답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매우 여성적인 성격으로 여러 요구를 하지 못한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피부에 멍이 들거나 보톡스 시술로 비대칭 문제 등이 생기면 박씨를 불러 간단한 시술이나 처치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씨의 증언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은 부친의 시해사실 등을 말하며 눈물을 보인 적도 있었다고 한다.

박씨는 "박 전 대통령이 증인을 침실까지 데려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쑥스러워하는 부분도 있어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시국 걱정을 하며 밖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기도 했다"며 "박 전 대통령의 내밀한 가족사 등을 듣고 아픔을 나누며 연민의 정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한 김 원장의 위증 혐의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김 원장과 박씨는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박 전 대통령에게 시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김 원장 등의 알리바이가 입증됐고 박영수 특별검사팀 역시 김 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과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졌던 지난해 김 원장과 박씨의 주장을 귀기울여 들어주는 곳이 없었다. 박씨는 김 원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시술을 한 적이 전혀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 "시술을 인정하면 세월호 7시간까지 우리 책임으로 돌아오고 아이들이 평생 큰 상처를 받을까 우려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씨는 "나의 남편은 살면서 누구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없는 사람"이라며 "내가 청문회 당일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야기하면 안된다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특히 당시 자녀들이 '세월호 의사 아들'이라며 친구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이영선 당시 청와대 행정관이 "절대 청와대 일을 이야기하면 안된다"며 "휴대폰까지 버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 것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예의이자 의리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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