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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50억 자산가에서 부도" 교육업계 '흙수저 CEO'의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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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준엽 한국카이스 대표(46) / 사진제공=한국카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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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격차 해소에 기여하는 사교육 모델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시각장애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 학원을 오가는 친구들을 부럽게만 바라보던 ‘흙수저 CEO’가 있다. 어릴 적 설움은 교육사업가의 꿈을 키우기 위한 자양분이 됐다. 스마트교육사업으로 저소득층 아이들의 아픔을 씻어내려는 이준엽 한국카이스 대표(46) 이야기다.

이 대표는 16년간 교육업계에 종사하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2003년 워릭영어학원을 설립하며 가시적 성공을 거뒀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송파구, 경기 분당지역에 직영점을 운영하며 포화상태로 인식된 강남 영어교육 시장을 파고들었다. 이후 2008년 회사를 넘기며 50억원 상당의 현금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 대표는 해당 자금으로 같은 해 파워스터디를 설립하고 전국 10개 지역에서 사회공익형 교육사업을 펼쳤다. 일부 행사 때를 제외하고 빈 공간으로 남는 지방자치단체와 종교시설 등을 활용해 학원 월세와 인테리어비용 등을 절감하고 사교육비를 낮추는 전략이었다. 전체 수강생의 10%를 저소득층 아이들 자리로 남겨두고 무상교육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수익만 추구하는 일부 업체로 인해 국내 사교육업계 전체가 질타를 받고 있다”며 “사회공익형 교육모델이 영어를 넘어 국어·수학·예체능 영역까지 넓어지면 국내업체들도 응원받으며 일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자체장 교체로 인한 사업예산 삭감과 운영 중이던 군포국제교육센터의 경영악화로 파워스터디는 2011년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당시 이 대표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당하면서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대법원 무죄 판결을 끝으로 모든 혐의에서 벗어났지만 이 대표의 심신은 지쳐만 갔다.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던 이 대표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못다 이룬 ‘교육격차 해소’의 꿈이었다.

절치부심한 이 대표는 2012년 한국카이스를 설립하고 스마트교육 플랫폼 및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유명 강사 중심의 고비용 교육환경을 저비용 온라인 플랫폼으로 개선한 것. 또 강의 직후 연습문제 풀이를 통해 장기 기억을 돕는 통합플랫폼을 개발하며 기존 인터넷 강의와 차별화했다. 지난해 경쟁사 제품보다 약 40% 낮은 가격에 ‘마풀토익’과 ‘마풀영어’를 출시했다.

올해 초에는 ‘마풀중국어’도 선보였다. 알파벳 기반의 중국어 교육으로 혼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훈민정음 기반의 중국어 학습법을 개발했다. ‘언어 천재’로 알려진 방송인 조승연씨와 다니엘 헤니가 출자한 연예기획사 등이 주주로 참여하는 등 주변의 관심도 쏟아졌다.

이 대표는 “플랫폼·콘텐츠 개발이 완료된 만큼 올해부터 본격 마케팅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강사 중심의 교육업체들은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교육사업으로 쉽게 전향하지 못할 것”이라며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 어릴 적 소망을 이루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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