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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특별시민' 충무로 女파워들이 뭉쳤다 '라미란-문소리-류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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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주연 배우들이 날고 기는 연기를 보여준다고 모든 영화들이 완성될 수 없다. 뒷받침해주는 주조연급 배우들과 신스틸러들의 활약은 이제 충무로에서 당연한 이야기가 됐다. '특별시민'은 이같은 면에서 주조연의 배우들의 탁월하게 캐스팅, 영화의 완급조절을 해냈다. 특히 충무로가 인정하는 여제들이 모두 모였다.

'특별시민'은 정치인 변종구(최민식 분)가 서울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다른 후보들과 함께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최민식은 영화의 주축을 이끌어가는 변종구 역을 맡아 앞에서는 대중을 위하지만 이면에는 야망을 위해 권모술수에 능한 인물을 연기했다. 곽도원은 그의 오른팔 심혁수. 심혁수는 변종구의 곁에서 물심양면 돕는 척 하지만, 그를 한 방에 제압할 수 있는 약점을 가지고 저울질을 해댄다.

변종구와 심혁수가 영화 중반을 넘어갈 때쯤 다른 연기로 갈등의 씨앗을 뿌리자, 주변의 인물들도 파도처럼 흐름을 탄다. 변종구의 라이벌 이자 유력한 시장 후보 양진주 역의 라미란, 특종을 노리는 정제이 기자, 양진주 선거캠프 전문가 임미선이 영화를 뒤에서 받친다.

라미란은 양진주 역을 맡아, 변종구와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선거전을 펼치는데, 선거공방에 집중한 '특별시민'인만큼, 양진주도 뒤에서 변종구 못지 않은 공작을 펼친다. 젊은 피 정치인 양진주는 3선을 노리는 여의도 구렁이 같은 변종구에게 한치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 영화에서 감초연기로 라미란을 빼놓으면 아쉬울만큼, 그는 모두가 인정하는 신스틸러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친근하고 편안한 역으로 웃음을 선사했던 라미란은, 이번 '특별시민'에서 만큼은 전작의 향기를 지우고, 대중 앞에선 카리스마, 최민식과는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웃음 뿐만 아니라 진중한 연기도 라미란은 훌륭히 소화해내면서 '역시'라는 평을 듣고 있다.

문소리는 정치부 기자 정제이를 연기했다. 특종을 노리면서 변종구와는 또 다른 관계를 형성한다. 야망욕을 드러내는 변종구와 다른 듯 같은 인간의 부류를 연기했다. 이제 갓 정치에 입문해 열정으로 가득 넘치는 박경(심은경)을 이용하기도 한다. 변종구가 구렁이라면 정제이는 야망에 있어서는 여우같은 인물. 사건이 요동침에 따라 정제이의 심리 변화 또한 영화의 큰 핵심이다.

항상 빈틈없는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는 문소리답게, 이번 '특별시민'에서도 존재감이 남다르다. 특히 문소리만의 카리스마 있고 당찬 모습을 극중 정제이에게 녹여 캐릭터의 입체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박인제 감독은 문소리의 연기를 보며 "생각지도 못했던 지점까지 정제이의 디테일한 걸 보여준 배우"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응답하라 1988'로 주가를 올린 후, '특별시민'을 통해 첫 행보를 풀어가는 류혜영. 기대가 높아진 만큼 부담감도 클테지만, 그는 강렬한 이미지를 영화 안에 남겼다. 양진주의 선거전문가 임미선은 해외 마케팅에 익숙해져 있끼 때문에 대한민국의 선거공방전에 염증을 느끼게 된다. 양진주 후보를 시장 후부로 만들기 위해 철두철미한 면을 보여주지만, 구부러지지 않고 부러지는 것을 택한다. 임미선의 눈을 통해 한국사회의 문제점들을 확인할 수 있다.

보물같은 배우들의 연기열전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시민', 어느 한 배우의 역할도 소홀함 없이 쓰였다. 박인제 감독의 배우 활용법은 물론 감탄이 절로 나오는 배우들의 캐릭터 분석력에 박수를 보낸다.

한편 '특별시민'은 오는 26일 개봉한다.

조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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