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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광화문 대통령`…文 "퇴근길 소주 한잔 할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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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D-14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4일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를 청와대 외곽에 설치하기 위한 실무조직으로 광화문대통령공약 기획위원회와 서울역사문화벨트조성 공약기획위원회를 각각 출범시켰다.

문 후보는 그동안 당선되면 대통령이 청와대가 아닌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출근해 집무를 보는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천명해 왔는데, 공약 이행을 위한 실무기구를 출범시키면서 광화문 출근 공약이 빈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하지만 경호문제로 오히려 시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현실화하려면 대통령 경호체계를 완전히 새로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후보는 24일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집무실을 지금 청와대에서 광화문 정부청사로 옮기겠다"며 "퇴근길에 남대문시장에 들러 시민들과 소주 한잔 나눌 수 있는 대통령, 친구 같고 이웃 같은 서민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기 위한 실무기구로 광화문대통령 공약기획위원회와 서울역사문화벨트조성 공약기획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서울역사문화벨트조성 공약기획위의 총괄위원장으로는 참여정부에서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임명됐다. 이와 함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박금옥 전 청와대비서실 총무비서관이 광화문대통령 공약기획위의 위원장을 맡게 됐다. 민주당 정부 3기 대통령 집무실 이전 작업에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이 힘을 합치는 모양새가 연출된 셈이다.

이외에도 서울역사문화벨트조성 공약 기획위에는 진영 의원과 건축가인 승효상 이로재 대표, 역사학자인 안병욱 가톨릭대 명예교수,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임옥상 화백, 하승창 전 서울시 부시장도 참여한다. 광화문대통령 공약기획위에는 정만호 전 대통령 의전비서관과 주영훈 전 경호관 등도 합류했다.

문 후보는 "북악산과 청와대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돌려드린다"면서 "청와대는 경복궁과 광화문, 서촌과 북촌, 종묘로 이어지는 역사문화거리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집무실과 함께 대통령과 가족들이 생활하는 관저도 청와대 바깥으로 옮기기로 했다. 유홍준 교수는 새 관저와 관련해 "광화문 인근의 정부 건물을 쓰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면서 "관저는 국가의 존엄을 보여주는 건물이어야 한다. 어떻게 이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염두에 두면서 선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새 관저 후보지로 총리공관과 서울역사박물관 등을 거론하고 있다. 청와대 인근에 위치한 총리공관은 경호에도 큰 불편이 없고, 대통령 가족의 휴식 공간이라는 측면에선 공간이 더 효율적이라는 평가다. 경희궁 앞에 자리 잡은 서울역사박물관은 정부종합청사와 거리가 직선거리로 500m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가깝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충남 천안으로 내려가 지지 유세를 펼쳤다. 경선 라이벌이었던 안희정 충남지사의 근거지인 만큼 안 지사 가족 및 측근 의원들이 총출동해 문 후보 지원에 나섰고, 안 지사의 아내인 민주원 여사는 문 후보 연설 전 지지 연설을 한 데 이어 문 후보와 포옹하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문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겨냥해 "한손에는 김대중 정신을 들고 호남표를 달라고 하고 있고, 다른 한손에는 색깔론을 들고 있다"면서 "이런 후보 믿을 수 있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군대도 안 다녀온 사람들은 문재인 앞에서 안보 얘긴 하지 말라"고 말했고, 연설 후엔 태극기를 흔들며 최근 안보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문 후보는 "국민의당이 바른정당은 물론이고 자유한국당과도 연정할 수 있다고 한다"면서 "연정을 하든 협치를 하든 꼬리밖에 더 되겠나. 이게 진짜 정권 교체인가"라며 차별화에 나서기도 했다.

[천안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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