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7 (금)

"崔가 삼성동2층에 있는 돈으로 정유라와 손자 키워달라 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기소) 측이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첫 공판준비기일 일정을 연기해 달라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관련 기록이 방대해 충분한 검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24일 서울중앙지법은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55·사법연수원 24기)가 지난 21일 담당 재판부인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에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측이 정식으로 기일 변경 신청서를 낸 것은 아니어서 재판부가 기일 변경 허가 여부를 결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기일 변경 신청서를 내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기소된 최순실 씨(61·구속기소) 측 변호인과도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기일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더라도 재판부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사안의 중요성과 신속성 등을 고려해 예정대로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통상 준비기일에서는 검찰과 변호인 측이 향후 재판 절차를 논의하며,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할 필요는 없다.

한편 이날 법정에서는 최씨가 삼성그룹에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명목으로 받은 16억여 원과 관련해 "우리 돈 주다가 삼성이 조사 받겠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씨 조카 장시호 씨(38·구속기소)는 이날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최씨의 삼성 뇌물 혐의 4회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2015년 9월께 삼성이 영재센터를 후원한다는 소문이 돌자) 최씨가 '너 때문에 검찰 조사로 처벌 받겠다'면서 크게 혼냈다"며 "들은 말을 그대로 이규혁 영재센터 전무에게 문자로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장씨는 또 "제가 어렸을 때부터 저희 집에서는 박 전 대통령과 이모, 이모부(최씨 부부)를 '큰댁 식구들'이라고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가족들끼리 박 전 대통령을 말할 때는 '큰엄마'로 지칭했다는 것이다. 그는 "최씨가 (청와대에서 받은 선물을) 보낼 때 '큰댁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해서 저희도 그 단어를 배워서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씨가 "삼성동 2층 방에 돈이 있다, 내 딸과 손자를 키워 달라"고 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검 검사실에서 서로 만났을 때 최씨가 검사의 눈을 피해 자신에게 귓속말과 필담으로 이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삼성동 2층'을 박 전 대통령 사저로 알아들었고 그곳에 거액의 현금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검사님이 저에 대해 '다 자백해서 금방 나갈 수 있겠다'고 하자 최씨가 제게 그런 말을 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

[채종원 기자 / 정주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