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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ING생명, 자금여력 보험업계 최고…순이익 절반 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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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모주 투자노트 / ING생명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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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시장의 대어 ING생명이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본격 출격에 나선다. 한국 생명보험업계가 국제회계기준(IFRS17) 변경 등 여파로 어려움에 빠져 있지만 ING그룹에 20여 년간 속해 있던 ING생명은 이미 글로벌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같은 호평을 바탕으로 청약 대박을 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ING생명은 다음달 11일께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 절차를 마칠 전망이다. 이날 공모가를 주당 3만3000원으로 확정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주당 3만1500~4만원) 하단에 가깝다. 낮은 시가총액으로 데뷔한 뒤 지속적인 주가 부양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기업 가치에 주로 쓰이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배 정도다. 현재 증시에서 거래되는 4개 생보사는 PBR가 0.5~0.7배 수준에서 거래된다. 동종업계 대비 공모가가 아주 낮은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기관 몫으로 나온 6000억원 안팎의 물량을 놓고 초과 청약이 진행될 만큼 시장 관심은 뜨겁다. 가장 큰 매력은 배당이다. ING생명은 매년 30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 2014년 2235억원이던 순이익이 2015년 3047억원으로 뛰었다. 지난해는 2407억원으로 주춤했지만 자살재해사망보험금 여파로 800억원가량의 일회성 비용이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적 자체는 탄탄한 편이다.

ING생명은 지난해 기록한 58%의 높은 배당성향을 그대로 이어갈 방침이다. 상장사인 삼성생명(23%) 한화생명(19.1%)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올해 배당 원천으로 3000억원가량의 순이익을 낸다고 가정할 때 희망 공모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연 5%를 훌쩍 넘는다. 시중금리를 훨씬 웃돌아 투자 매력이 있다.

ING생명이 '고배당 정책'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높은 수준의 자본건전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보험사 대표 건전성 지표로는 지급여력비율(RBC)이 꼽힌다. 이는 지급해야 할 보험금과 자본 여력을 비교한 수치다. ING생명 RBC는 지난해 말 현재 319%에 달해 삼성생명(304%) 미래에셋생명(221%) 한화생명(200%) 동양생명(182%)을 모두 앞선다. ING생명이 들고 있는 자본 여력이 가입자에게 내줘야 할 보험금의 3배에 달한다는 뜻이다. 생보업계 최고 수준이다.

생보업계 수익을 깎아먹는 주범인 확정금리형 부채 비중 역시 지난해 말 기준 10.2% 수준으로 낮다. 4개 상장사 평균인 23.1%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이다. 생보사 상당수는 시중금리가 매우 높았던 IMF 외환위기 당시 연 6%대 이상 확정금리형 상품을 대거 내다 팔았다. 저금리 기조로 접어들며 이때 판 보험상품은 '역마진' 구조로 보험사 부채를 높이는 애물단지가 됐다. 확정금리형 부채 비중이 낮다는 것은 높은 금리를 보장하고 판 상품이 많지 않아 다른 보험사 대비 손해를 볼 여지가 훨씬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ING생명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강조하는 국제 기조에 발맞춰 여러 규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미리부터 국제 기준으로 경영해온 ING생명은 규제 이슈에서 자유롭다"며 "증시 상장 이후에 문제가 될 만한 악재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상장 절차는 삼성증권과 모건스탠리가 대표 주관한다. 미래에셋대우, KB증권, 골드만삭스가 공동 주관사다. 상장의 주된 이유는 지분 100%를 보유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구주 매출 방식으로 진행되며 신주 발행은 없다. 시장에 풀리는 물량은 전체 주식의 40.9% 수준이다. 27~28일 양일간 일반 청약에 나선다.

시장 일각에서는 추후 ING생명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MBK파트너스가 상장 이후 본격적인 주가 관리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가 크지 않은 경쟁사와는 입장이 다르다는 것이다. 2015년에 상장한 미래에셋생명은 이날 주가가 5610원으로 마감해 공모가(7240원)를 20% 넘게 밑돌고 있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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