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G2시장 고전하는 현대차, 올 임단협은 '조기 타결'될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올해 임단협 개시…노조 집행부 임기 내 타결 가능성

"겹악재에 파업까지 겹치면 공멸" 위기감 확산

뉴스1

현대자동차 노사가 20일 올해 임단협 상견례를 가졌다. © 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 레이스에 들어갔다. 노동조합은 예년 수준의 임금인상과 성과급 인상, 정년연장 등을 재차 요구했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미국과 중국의 이른바 '빅2' 시장에서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다. 모델 노후화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더해 국내시장에서도 세타2 엔진결함 리콜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올해 임단협까지 진통을 겪으며 장기화될 경우 현대차의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단협 돌입…"최악의 경영상황" vs "공감하지만.."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일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박유기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교섭 상견례를 열고 올해 임금 단체협약 협상에 돌입했다.

노조는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산업 발전에 따른 고용보장 합의서 체결을 비롯해 Δ임금 1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Δ순이익의 30%(우리사주 포함) 성과급 지급 Δ사회공헌기금 확대 Δ사회공헌위원회 구성 Δ해고자 복직 Δ일부 조합원에 대한 손해배상·가압류·고소·고발 취하 Δ퇴직자 복지센터 건립 Δ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등을 요구했다.

이같은 노조 요구는 협상 초반 기선을 잡기 위해 과하게 설정된 감이 있지만 협상 과정에서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임단협에서는 Δ기본급 7만2000원 인상(기존 개인연금 1만원 기본급 전환 포함) Δ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Δ전통시장 상품권 50만원 Δ주식 10주 지급 등을 골자로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현대차 노조는 국내 대표적 강성 노조로 유명하다. 하지만 회사 위기상황이 심상치 않은 만큼 올해에는 작년과 같은 극단적 대립까지 치닫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윤갑한 사장은 올해 노조와 상견례 자리에서 "급변하는 산업환경과 최악의 경영환경 속에 노사가 존멸의 기로가 섰다"며 위기감을 표했다. 이어 "올해 교섭에서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 새로운 노사관계를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박유기 노조위원장은 "회사의 어려운 경영환경에 대해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노조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많다"며 사측과의 줄다리기를 예고했다.

뉴스1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선적 부두에서 대기 중인 현대차. 2017.3.2/뉴스1 © News1 이윤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역대 2번째 장기파업으로 3조 허공에…"공멸할라"

현대차는 올해 초부터 유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과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세타2 엔진 대규모 리콜 등 겹악재로 시름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모델 노후화로 고전했다. 1월 4만6507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 소폭 증가했지만, 2월에는 5만3020대로 전년 대비 3.0% 감소한데 이어 3월에는 6만9265대로 8.0% 감소하며 낙폭이 더욱 커졌다.

사드 보복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중국 시장은 더욱 심각하다. 현대차의 1분기 중국 누적 판매량은 22만9011대로 전년 동기 27만9873대 대비 18.2% 급감했다. 지난해 폭스바겐과 GM에 이어 판매량 3위를 기록한 현대차는 포드에 자리를 넘기고 4위로 주저앉았다.

대내외 위기 상황 속에서 파업 등 노사갈등까지 더해지면 현대차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귀족노조'라는 비판이 높은 가운데 소비자 신뢰 하락에 따른 역풍으로 노사 모두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다.

현대차는 지난해 24일 간의 파업으로 14만대의 생산차질을 빚었고 손실 금액만 3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1998년 36일 최장기 파업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장기파업으로 기록됐다. 전량 국내 생산하는 제네시스 브랜드 등이 큰 타격을 입었다.

이같은 상황을 잘 아는 현대차 노조도 조심스럽다. 현 노조 지도부의 임기가 올 9월까지여서 올해 임단협이 여름휴가 시즌 전 조기 타결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에서 배터리 충전 등으로 산업구조가 변화하는 시기인만큼 노조의 고용불안에 대한 위기감도 높을 것"이라면서도 "지난해와 같은 파업이 지속되면 노사 모두 공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onki@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