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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마린 르펜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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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주의, 보호무역주의, 반이민정책 주장하는 '프랑스의 트럼프'

변호사 거쳐 정계 입문…아버지 장마리 이어 국민전선 대표 취임

인종차별 반대, 사형제 부활 강령 폐기 등 극우 이미지 탈피에 주력

중앙일보

마린 르펜(48) 프랑스 국민전선 대선 후보.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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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결선투표에 진출한 마린 르펜(48) 국민전선 대표는 인종차별 성향으로 악명 높던 극우정당 국민전선을 보다 온건한 노선으로 이끌어 세력을 크게 확장시킨 주인공이다. 고립주의, 보호무역주의, 반(反)이민정책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선호 정책이 비슷해 서구 언론에선 '프랑스의 트럼프'라 불린다.

르펜은 1968년 프랑스 파리 북서쪽에 위치한 위성도시 뇌이쉬르센에서 세 딸 중 막내로 태어났다. 파리 2대학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정계에 입문하기 전까지 6년 간 변호사 생활을 했다. 2000년 국민전선 집행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르펜은 국민전선 부대표를 거쳐 2011년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표직에 올랐다.

대표직에 오른 르펜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당 내에 깊이 뿌리내린 아버지(장마리 르펜)의 그림자를 거두는 것이었다. 르펜의 입장에선 인종 차별 발언을 일삼고 독일 나치 정권의 유대인 학살을 부정하는 장마리의 존재는 국민전선의 세 확장에 걸림돌이었다. 르펜은 당시 명예 대표를 맡고 있던 장마리와 설전 끝에 2015년 그를 당에서 몰아냈다. 사형제 부활 등 반대 여론이 컸던 당 강령도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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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선 1차투표에 투표하는 장마리 르펜 전 국민전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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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펜의 노력으로 국민전선은 젊은층에서 크게 약진하며 세력을 넓혔다. 그 해 국민전선은 르펜의 지휘 하에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득표율 1위에 올랐고, 창당 최초로 상원의원을 배출하는 등 명실상부 프랑스의 주요 정당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대다수 매체는 오는 5월 7일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르펜의 압도적 패배를 예상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르펜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를 넘어선 30%p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결선 진출에 실패한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 등 주요 후보들이 마크롱 지지를 선언함에 따라 이들에 몰렸던 표들이 대거 마크롱으로 이동할 조짐이어서 르펜의 당선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중의 관심은 르펜이 2002년 대선 결선투표에서 장마리가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에 맞서 기록했던 득표율(17.8%)을 넘어설 수 있을지에 몰리고 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이기준 기자 lee.kiju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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