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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추사의 글씨·그림 중 ‘딱 한 점씩’ 꼽아달라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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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30년 고심, 예서·해서 합체한 ‘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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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법과 성정 잘 보여주는 ‘적설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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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작 <추사 명품>을 펴낸 추사 김정희 연구의 대가 최완수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연구소장에게 감히 청했다. “추사 글씨, 그림 가운데 딱 한 점씩 꼽아주시라”고. “알면서 그런 걸 묻느냐”고 타박을 받았지만, 40년 추사를 공부한 노학자에게 “그저 마음에 둔 작품”을 다시 청했다.

“글씨에선 ‘침계’, 그림에선 묵란도 ‘적설만산(積雪滿山)’.”

‘침계’(지본묵서, 42.8×122.7㎝, 간송미술관)는 추사가 제자인 침계 윤정현(1793~1874)에게 써준 추사체 편액이다. 제자의 부탁을 받았으나 ‘침’자의 예서 전형을 찾지 못해 무려 30년을 고심하고는 결국 예서·해서 합체로 썼다. “66~67세(1851~1852) 때 쓴 것으로 보이는데, 추사체를 만든 추사의 법고창신 정신, 추사체 특징도 다 들어 있다”는 설명이다. 한 글자를 30년 고심한 추사의 엄정한 태도를 잘 보여주는 명작이다. ‘적설만산’(지본수묵, 22.8×17.0㎝, 간송미술관)은 1835년에 추사가 10여폭의 묵란도를 엮은 화첩 <난맹첩> ‘상권’에 실린 첫 작품이다. “우리나라 중부지방 춘란을 그린 것인데…, 난이 아니라 잔디 같다. 한겨울 눈보라를 이겨내고 꽃을 피운 억센 난에 우리 민족의 강인한 기상, 산악지대인 이 땅의 특성, 조선 고유의 독특한 미감까지 녹아들어 있다. 추사의 성정을 잘 보여주는 명품으로, 난과 글씨와 인장의 조화미도 일품이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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