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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VR·AR 보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페이스북 3사의 서로 다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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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친숙한 페이스북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에 대한 자사의 청사진을 새롭게 공개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1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F8'의 기조연설에서 "AR기기가 TV나 스마트폰 등 기존의 디지털 기기를 대체하게 될 것이다"며 VR분야와 더불어 본격적인 AR시대를 이끌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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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들의 VR 및 AR 사랑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오히려 세계적인 IT 기업 치고 VR과 AR 분야에 이미 발을 담그지 않은 기업이 없을 정도다. 페이스북은 물론, '윈도'와 '오피스'로 친숙한 마이크로소프트, 스마트폰용 운영체제 '안드로이드'와 검색엔진, 유튜브 등으로 친숙한 구글도 이미 차세대 핵심 사업 중 하나로 VR과 AR을 다루고 있다.

재미있게도 이들 IT업계 선도기업들이 바라보는 VR 및 AR을 바라보는 시선과 활용 방안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각자의 영역에서 가장 자신있고 확실한 분야에서의 VR 및 AR 영역을 강화 및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 페이스북...VR 및 AR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수단'

페이스북은 F8 콘퍼런스에서 VR과 AR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페이스북 스페이스'와 '카메라 이펙트' 등 새로운 VR 및 AR 서비스를 공개했다. 새로운 디자인으로 공개된 서라운드 360 카메라도 선보였다. 나아가 모바일과 PC,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 모든 분야에 걸쳐 VR 및 AR 부문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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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장 페이스북이 보고 있는 VR 및 AR기술의 핵심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텍스트 문자나 사진, 이미지, 영상 등은 사용자의 현재 상황을 2차원적으로밖에 소개하지 못한다. 시간과 장소라는 제약이 있기 때문에 '간접적인 경험'만 공유할 수 있다.

반면 가상현실 기술은 소통을 하거나 경험을 직접 공유하려는 사람들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는 3차원 공간에서 한곳에 모일 수 있다. '페이스북 스페이스'도 친구 및 지인들이 가상현실의 방에 모여 일종의 아바타를 통해 직접 소통하는 것이 골자다.

화상 채팅에서 화면에 여러 효과를 덧입힐 수 있는 '카메라 이펙트'도 결국은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기술인 셈이다. 새로운 360도 카메라 역시 자신의 현재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더욱 사실적으로 '공유'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다. 오늘날 가장 성장한 SNS를 운영하고 있는 페이스북 다운 접근법이다.

◆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및 오피스 '바탕화면'의 확대

PC용 운영체제 '윈도' 시리즈와 업무용 소프트웨어 '오피스'로 잘 알려진 마이크로소프트는 하드웨어 분야의 강자이면서 동시에 VR 및 AR 분야에서도 나름 독보적인 기술력과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2015년 선보인 '홀로렌즈'는 2년이 지난 2017년에도 여전히 최상급 AR 구현 기기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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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션이나 제스처 등을 정밀하게 감지하는 '키넥트', 안면인식이나 지문, 홍체 등을 인식해 사용자를 구분하는 '윈도 헬로' 등 VR 및 AR 구현에 필요한 추가 인터페이스 및 인식 기술도 풍부하다. 최근 공개한 윈도 10의 '크리에이터 업데이트'에서는 홀로렌즈뿐 아니라 준비 중인 차세대 VR/AR/MR(융합현실) 헤드셋에 대한 지원 및 관련 기술이 추가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현재 VR과 AR, MR 기술로 구현하려는 것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이 '윈도 바탕화면의 확장'이다. 모니터 화면이나 스마트폰, 태블릿의 화면뿐 아니라 주위의 벽면, 테이블의 표면 등이 윈도의 바탕화면이 되거나 오피스 애플리케이션의 작업창이 될 수 있다.

아예 가상의 디스플레이를 만들어 필요한 컴퓨팅 업무나 오피스 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든 자신만의 공간에서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다. '윈도'가 본래 업무용 PC의 운영체제이고, '오피스'가 오늘날 문서 업무의 표준처럼 자리잡은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러한 전략은 당연한 선택이다.

◆ 구글이 보는 VR,AR은 '언제 어디서나 쉽게 즐기는 것'

스마트기기용 운영체제 '안드로이드'와 세계 최대의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등을 거느리고 있는 구글 역시 VR 및 AR 분야에 발빠르게 다가선 기업이다.

특히 골판지 상자와 어안렌즈 2개, 스마트폰만 있으면 간단하고 저렴하게 360도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카드보드'를 선보임으로써 '가상현실은 비싸고 어려운 것'이라는 편견을 깼다. 가상현실 기술에 대한 심리적인 저항을 줄이고 관심을 높여 오늘날 본격적인 VR 및 AR 산업의 기틀을 다졌다는 데에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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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에 처음으로 발표하고 11월 선보인 후속작 '데이드림' 역시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VR이라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다른 VR/AR 플랫폼에 비해 여전히 가볍고 저렴하며 사용하기도 쉽다. 4월 12일(현지시각)에는 인터넷 웹브라우저만 있으면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다양한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웹 VR'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이러한 행보를 보면 구글이 VR 및 AR기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오늘날 보편적이고 평범하게 사용되는 기기가 된 것 처럼 우선 VR 및 AR 기술을 우리 삶의 당연한 일부로 편입하겠다는 전략이다.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3사가 각자 전문분야가 조금씩 다르고, 추구하는 바도 다른 만큼 차세대 VR 및 AR 기술을 보는 시점과 핵심도 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모든 분야에 VR과 AR, 나아가 MR을 도입 및 적용하고, 그 시장을 이끌겠다는 기본 전략은 3사를 비롯한 현재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는 기업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동일한 목표를 보고 있는 이들 IT 선도기업들의 행보를 계속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IT조선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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