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항공 화교 강제하차에 중국 네티즌들 '분노'…서명운동까지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이 화교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린 사건과 관련해 서명 운동에 동참할 것을 홍보하는 웨이보 게시물. 사진=/웨이보 캡처

아시아투데이 김은영 기자 =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이 지난 9일(현지시간) 정원초과를 이유로 승객을 강제로 비행기에서 끌어낸 사건과 관련해 전세계 중국인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 신화망(新華網)은 11일 해당 항공사가 자사 승무원 4명을 추가로 태우고 일부 승객을 내리게 하는 과정에서 이에 저항하는 한 화교 의사(69)를 강제로 끌어 내고 피가 날 때까지 폭행을 가했다면서, 이 사건이 전세계 중국인들과 해외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일부 승객이 당시 사건 현장을 촬영해 인터넷 상에 게재했고, 네티즌들이 잇따라 분노를 표하면서 유나이티드 항공을 보이콧하자는 목소리도 쏟아져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네티즌들은 특히 피해 남성이 “내가 중국인이기 때문에 탑승을 포기할 승객으로 선정됐다”고 고함친 것을 리트윗하며 폭행 당한 승객이 화교이기 때문에 이같은 취급을 당했다고 인종차별적인 행태라며 분노했다.

개그맨 황시는 웨이보에 피해 남성의 발언을 지지한다면서 “많은 중국인들이 차별을 받는다고 느껴도 체면 때문에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으며, 서방 주류 매체들과 대중들도 아시아계 사람들에 대한 차별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그맨 황시의 웨이보. 사진=/웨이보 캡처

많은 네티즌들이 웨이보에 ‘유나이티드 항공’ 해시태그를 건 게시물들을 게재하며 보이콧을 주장했다. 아이디 ‘Eco_Su’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쓰레기 같은 유나이티드 항공, 단호히 보이콧해야 한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주장했다.

또 일부 네티즌은 유나이티드항공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며 항공사 회원 카드를 가위로 자른 사진을 게시했고, 휴대폰에 있는 유나이티드 항공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하는 사진에 보이콧 해시태그를 걸어 게재하기도 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은 늦게 도착한 승무원을 태우기 위해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오스카 무노즈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출발할 예정이던 유나이티드항공 3411편에 승객들이 모두 탑승한 뒤 몇몇 승무원이 탑승수속을 담당하는 직원에게 와서 자신들이 비행기에 탑승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미국 항공법에 ‘탑승 거부’ 규정이 있긴 하지만 항공사 승무원을 태우기 위해 이미 탑승한 승객들을 내리게 하는 데 이 규정이 적용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온라인 청원사이트 '위 더 피플'에서는 중국인들을 중심으로 이 사건과 관련해 서명 운동도 진행되고 있다. 주최 측은 “연방 정부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주길 요구한다”고 밝혔으며 현재까지 1만 8000여 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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