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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승객 강제로 끌어내린 美유나이티드항공에 중국인들 '부글부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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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웨이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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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이 비행기에서 동양인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려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동양인 승객이 중국계인 것으로 확인되자 중국 내에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또 앞서 유나이티드 항공은 오버부킹 때문에 승객을 끌어냈다고 밝혔지만, 유나이티드 항공의 내부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유나이티드 항공은 늦게 도착한 승무원을 태우려고 정당하게 요금을 지불한 승객들에게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끌려나간 남성 승객이 중국계로 확인되면서 인종차별 이슈가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웨이보에서 이 승객이 끌려나가는 영상은 4600만명이 시청했으며, 이중 3만4000명이 댓글을 남겼다.

특히 피해자가 "내가 중국인이어서 선택된 것이냐"는 항의와 함께 피 묻은 얼굴 사진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중국인들의 분노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 출신으로 미국에서 코미디언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옹은 "중국인들은 항상 인종 차별을 받고 있지만, 체면 때문에 이를 말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서구 주류 매체들은 아시아계에게는 심각한 인종차별이 없다고 단정한다"고 밝혔다. 이 글은 웨이보 상에서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일부 중국인들은 유나이티드 항공 불매 운동 조짐도 보이고 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중국 베이징, 상하이, 청두, 시안 등으로 가는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이 사건은 10일(현지시각)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 동양인 승객 차별 끌어내리는 비행기 강제하차 승객 차별 장면'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영상을 보면, 한 직원이 창가에 앉은 동양인 남성 승객을 무력으로 끌어내고 있다. 승객은 끌려 나오지 않으려고 버텼지만, 직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 승객을 통로로 끌고 갔다. 이 과정에서 승객의 안경이 얼굴에서 흘러내렸고, 상의가 절반 가량 벗겨지기도 했다.

이 비행기는 전날 저녁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출발해 켄터키주 루이빌로 향할 예정이었던 유나이티드 항공 3411편이다. 정원초과 판매, 즉 오버부킹이 발생하면서 유나이티드 항공은 절차에 따라 다음 항공편으로 갈 지원자를 모집했다.

그러나 승객들이 나서지 않자 유나이티드 항공은 무작위로 승객 4명을 선정해 비행기에서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영상 속 승객이 끝까지 내릴 것을 거부하자 직원들이 강제로 이 승객을 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승객은 현직 의사로, 당시 다음날 응급 수술로 인해 곧바로 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유나이티드 항공의 퇴거 명령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끌려나간 뒤 다시 자신의 좌석으로 달려온 이 승객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집에 가야 한다"며 "내가 중국인이라서 그런다"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보도에 따르면, 유나이티드 항공은 오버부킹 때문이 아니라 늦게 도착한 승무원을 태우려고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오스카 무노즈 유나이티드 항공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과 첨부된 내부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승객들이 빈자리 없이 탑승한 후 몇몇 유나이티드 승무원들이 탑승수속 직원에게 다가와 그들이 비행기에 타야 한다고 밝혔다.

LA타임스는 "목적지였던 켄터키주 루이빌로 가야하는 승무원들이 뒤늦게 도착했고, 이들 승무원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이미 티켓을 사서 정당하게 탑승했던 승객들을 내리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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