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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사실은~' 美유나이티드, 늦게 도착한 승무원 태우려 화교 의사 끌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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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정원을 초과해 항공권을 팔았다가 탑승객을 강제로 끌어냈다고 해명한 유나이티드항공의 말과 달리 늦게 도착한 승무원을 태우려고 인권침해를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통로에서 질질 끌려나간 이는 69살의 화교(해외거주 중국교민)의사로 밝혀져 인종차별 논란까지 불붙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유나이티드항공의 최고경영자(CEO) 오스카 무노즈가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과 첨부된 내부 보고서를 분석해 "오버부킹때문이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고 보도했다.

무노즈가 보낸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출발 예정이던 유나이티드항공 3411편은 완전 만석이었다.

승객들이 모두 탄 뒤 몇몇 유나이티드 승무원들이 탑승수속 직원에게 다가와 그들이 비행기에 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유나이티드항공은 자발적으로 비행기에서 내릴 승객들을 구했으나 자원자가 없자 무작위로 승객들을 선택해 강제로 내리게 했다.

LA타임스는 "목적지였던 켄터키 주 루이빌로 가야 하는 승무원들이 뒤늦게 도착했고, 이들 승무원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이미 티켓을 사서 정당하게 탑승했던 승객들을 내리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유나이티드 대변인인 찰리 호바트의 말을 인용해 "다른 항공편의 취소를 막기 위해 루이빌로 가야 하는 승무원들을 태우기 위해 승객들의 자리를 요구했다"고 전해 사실상 '오버부킹(초과예약)'도 아니었음을 알렸다.

LA타임스는 미국 항공법에 '탑승 거부' 규정이 있긴 하지만, 다른 승객도 아닌 항공사 승무원을 태우려고 이미 탑승한 승객을 내리게 하는 데 이 규정이 적용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LA타임스는 유나이티드항공은 승객들을 강제로 내리게 하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했지만 이 승무원들을 육로나 다른 항공편을 이용해 루이빌로 이송할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의문을 나타냈다.

한편 유나이티드 CEO 무노즈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듯한 태도를 보여 여론을 악화시켰다.

AP통신에 따르면 무노즈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승무원들은 정중한 태도로 승객에게 내릴 것을 요구했고, 상황에 대처하는 데 규정을 따랐다"며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나는 단연코 여러분 모두를 지지하고, 비행기가 제대로 운항하기 위해 계속 과감하게 행동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첨부된 내부 보고서에서는 "승객이 우리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점점 목소리를 높였고, 갈수록 파괴적이고 공격적으로 행동했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고령인 69세의 중국인 의사인 이 승객은 다음날 진료가 있어 비행기에서 내리길 거부했고, 안전요원들이 거칠게 끌어내리는 과정에서 심하게 다쳐 피까지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LA타임스는 "이는 분명히 역겨운 일"이라며 "세상에 정의가 존재한다면 유나이티드항공 경영진은 이번 일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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