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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고객 탓하는 유나이티드 CEO "승객이 공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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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노즈 "고객이 언성 높이며 내리기 거부…업무 방해"

네티즌 "동양인이라서 과도한 폭력" 인종차별 의혹 제기

중앙일보

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오헤어 공항의 유나이티드 항공 기내에서 강제로 끌려나가는 동양인 승객.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려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의 오스카 무노즈 CEO가 이 사건과 관련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고객 탓을 하고 나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 CNBC뉴스에 따르면 무노즈는 10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 밤 우리 항공기에서 일어난 사건을 보면서 화가 났다(upset)"며 "(끌어내려진) 고객은 공격적이었으며 업무를 방해했다"고 말했다.

이 이메일에서 무노즈는 "우리 직원들이 이 고객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내려달라고 수 차례 요청했으나 고객은 언성을 높이며 거부했다"며 "직원들은 시카고 항공보안관에게 연락해 고객을 끌어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무노즈는 "이 사건에서 나는 직원 여러분의 편"이라고 밝혔다.

한편 소셜미디어에선 이번 사건이 인종차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제로 끌려나간 승객이 동양인 남성이었기 때문이다. 이 남성은 내려달라는 직원들의 요구에 "나는 내일 아침에 환자를 만나야 하는 의사"라며 "내가 중국인이라서 선정됐다"고 반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유나이티드 항공 측은 "컴퓨터를 이용해 무작위로 승객을 선정했다"고 밝혔으나 일각에선 항공사 측이 사후 파장을 고려해 일부러 동양인을 선택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백인이나 흑인, 하물며 애완동물이라도 이런 식으로 끌고 나갔다면 사장이 무릎꿇고 사과해야 할 일"이라며 "항공사 측은 아시아인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 거주 코미디언 아킬라 휴스는 "이름이 '스테파니'인 승객이었다면 바닥에 질질 끌려나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해당 고객이 아시아인이어서 경찰이 과도한 폭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1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저녁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출발해 켄터키주 루이빌로 향할 예정이었던 유나이티드 항공 3411편에서 한 동양인 남성이 공항 경찰 등 당국자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오는 일이 발생했다. 이 남성 승객은 끌려 나오지 않으려고 버티는 과정에서 좌석에 부착된 팔걸이에 입을 부딪쳐 피를 흘렸으며 배가 드러난 채 끌려갔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ongang.co.kr

이기준 기자 lee.kiju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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