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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한국 경제 춘래불사춘?'…서민 체감경기는 '아직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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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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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몇 마리가 왔지만 봄기운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습니다." 서울시 동작구에서 분식집을 하는 김 모(45) 씨는 요즘 마음이 답답합니다.

최근 신문과 TV에서 수출, 소비자심리 등 경제지표가 좋아지고 있다는 뉴스를 잇달아 접하고 있지만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은 생겼습니다.

그러나 손님은 늘지 않았고 가게 수입으로 임차료를 내기도 버겁습니다.

지표상으로는 경기가 회복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자영업자를 비롯한 서민 대부분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입니다.

우선 수출, 생산 증가가 고용, 소비 등 다른 부문으로 충분히 파급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경제지표가 개선세를 보인지도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작년 11월부터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고 산업생산, 설비투자 지표는 올해 2월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아직 불안정한 모습입니다.

기업들은 수출로 매출이 늘었다고 해서 당장 근로자들의 임금을 인상하거나 고용을 크게 확대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민들과 밀접한 지표인 실업률도 별로 개선되지 못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 실업률은 5.0%로 1년 전보다 0.1% 포인트 오르면서 2010년 1월(5.0%)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경제적 양극화 현상이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악화시키는 구조적 요인으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경기 부진이 오랫동안 이어진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과 가계,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불균형이 심화됐다고 지적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수출 호조로 국내 기업들의 매출이 좋아졌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는 더 벌어졌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지난 3월 대기업 매출실적BSI는 99로 2월보다 4포인트(p)나 올랐지만, 중소기업 매출실적BSI는 77로 한 달 전보다 1p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매출실적BSI 격차는 22p로 2010년 11월(22) 이후 6년 4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매출실적BSI는 보통 기업들이 실제 매출액을 바탕으로 응답합니다.

반도체업 호황에 웃고 있는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들의 매출이 빠르게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 근로자 대부분의 일터인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매출 회복은 더딥니다.

기업과 가계 간 소득 불균형도 심각합니다.

기업들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절감 등으로 전반적인 수익성이 좋아졌지만, 가계의 실질소득은 정체돼 있습니다.

한은의 금융안정회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2015년 5.4%에서 지난해 6.4%로 오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반면, 통계청 통계를 보면 지난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가구(2인 이상)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전년보다 0.4% 줄었습니다.

가계의 실질소득이 뒷걸음질하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7년 만입니다.

게다가 1천300조원을 넘긴 가계부채와 농축산물 등 생활물가 상승은 가계의 살림살이를 더 팍팍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출 등 거시경제 개선이 가계소득 증대로 원활하게 이어지게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대기업과 부유층의 소득이 늘어나면 중소기업·저소득층 소득도 증가한다는 이른바 '낙수효과'가 약해졌다는 게 중론입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 증가로 기업소득이 많이 늘었지만, 가계에는 그 과실이 별로 안 돌아가는 바람에 서민들의 생활은 계속 어렵다"며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계소득 증가가 더욱 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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