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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음란 방송' 페이스북 침투…유사성행위까지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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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음란 성인방송,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으로 무분별하게 노출 돈벌이

CBS노컷뉴스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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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불법 음란방송을 홍보하는 개인 계정과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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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일부 음란 성인방송이 페이스북에 음란 동영상을 게시하거나 라이브로 생중계 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은 모바일에 제한을 두었던 라이브 방송을 PC 기반에서도 가능하도록 지원하면서 사용자 층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불법 성인방송 BJ(1인 방송 진행자)와 개인방송 사업자들이 적나라한 음란행위를 하는 성인방송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게시하거나 라이브 생중계로 연결해 무분별하게 노출시키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 음란 성인방송들은 여성 BJ들이 나체로 출연하며 욕설과 유사성행위 등 수위 높은 음란행위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별풍선'과 비슷한 유료 아이템을 선물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BJ는 이 아이템을 현금화 해 수익을 올린다.

국내법상 성인물은 19세 이상 인증을 받아야 볼 수 있지만 일부 불법 성인방송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는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페이스북이 음란물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낮엔 최신영화로 팔로워 늘리고, 심야엔 음란 방송 유혹

페이스북에 성인물이나 성인방송을 라이브로 연결하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정보를 알 수 없는 여성 프로필 사진으로 페이스북 개인 계정이나 페이지 계정을 만들어 사용자들이 관심있는 게시물을 집중적으로 올린 뒤 '팔로우'하게 만들어 구독자를 늘린다. 일부는 '예쁜 여성' 프로필을 활용해 무분별하게 친구신청을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영화 관련 페이지를 만들어 최신 영화를 보여주면서 구독자를 늘리기도 한다. 보여주는 영화는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상영물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노리는 것은 팔로워를 늘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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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계정과 페이지는 낮에는 최신영화를 올리고 댓글에 불법 성인도박으로 의심되는 홍보물을 지속적으로 올렸다. 최신영화도 저작권 허락을 받은 것인지도 확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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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이런 계정들이 서로의 게시물을 공유하는 동일한 그룹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 계정이 긴밀하게 연결된 조직적인 운영방식을 보였다.

영화 페이지와 개인 계정이 포함된 약 10여개의 계정은 거의 흡사한 게시물을 비슷한 시간대에 반복적으로 올려놨다. 낮에는 최신 영화를 보여주면서 구독자들을 유혹한 뒤 심야에는 음란 성인방송을 연결해 자극적인 노출과 유사성행위 등을 보여주며 성인방송 사이트로 유인해 회원가입과 유료 아이템 구입하도록 하고 있다.

낮시간에 최신 영화를 보여주는 페이지 댓글에는 실시간으로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가 의심되는 홍보게시글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최신 영화도 저작권을 가진 게시물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이렇게 확보한 팔로워는 계정별로 5만명에서 10만여명에 이른다. 복수 팔로워가 있다고 하더라도 100만명에 달하는 팔로워가 이들 계정을 구독하고 있는 셈이다.

성인방송에 나오는 노출수위는 상당했다. 은밀한 부위가 드러나는 옷을 입고 출연한뒤 농염한 춤을 추거나 자극적인 말로 시청자들을 끌어모은다. 자연스럽게 속옷까지 벗고 가슴을 노출하거나 은밀한 부위가 노출되는 유사성행위를 선보인다. 심지어는 남성 출연자와 함께 나체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요구대로 농밀한 행위를 선보이고 유료 아이템을 선물 받는다. 때에 따라서는 포르노 AV(Adult Video) 영상을 올리는 경우도 있었다.

또다른 성인방송은 페이스북 게시물에 올린 성인방송 주소를 클릭하자 웹사이트로 연결할 때마다 바뀐 주소로 연결됐다. 서버추적을 회피하기 위해 일정시간마다 IP를 전환하는 불법 성인방송으로 의심된다.

이들 불법 계정이 게시하는 영화나 성인물은 '라이브'로 표시되지만 실제로는 이미 녹화된 동영상을 편집해 실시간 라이브처럼 위장한 것이다. 페이스북 라이브로 실시간 중계할 경우 적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부 계정에서는 간헐적으로 페이스북 라이브로 성인방송을 중계하다 끊기기도 했다.

이들은 동영상이 끝나거나 전환이 필요한 경우 연결을 끊고 게시물을 즉시 삭제하는 방식으로 증거를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 심야와 새벽시간대부터 아침 9시까지 음란 성인방송을 바꿔가며 게시하는 방법으로 감시를 회피했다.

문제는 이들의 지능적인 수법때문에 페이스북의 음란물 차단 조치가 무용지물이라는 점이다.

페이스북의 음란물 필터링은 보통 모니터링 담당자의 게시물 감시, 사용자의 사후신고, 시스템 알고리즘을 통해 사진이나 영상 등의 게시물에 살색이 일정 퍼센트(%) 이상 노출될 경우 해당 계정에 경고·차단하는 방식으로 조치가 이루어지지만 음란 성인방송 게시자들은 버젓이 매일 성인물을 올리고 있다.

◇ 개인방송 통해 음란행위 버젓이…온라인 파고드는 음란 방송

지난해 8월에는 인터넷 개인방송 사이트를 통해 돈을 받고 불법 성인방송을 진행한 여성 BJ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개인방송을 운영하면서 성인방송을 방조한 사이트 운영자도 함께 입건됐다.

이들 여성 BJ들이 벌어들인 불법 수익은 하루에 많게는 100만원 이상을 벌어들여 많게 4700여만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사이트 운영자는 눈을 감아준 댓가로 2억여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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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가 되면 어김없이 노출 수위가 높고 유사성행위를 하는 성인방송이 게재됐다가 수시로 삭제하고 새로 올리는 방식이 반복됐다. 해당 사이트는 접속 주소가 변경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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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7일 BJ가 음란 방송을 하는 것을 묵인한 A 성인방송 웹사이트에 대해 '사이트 폐쇄'를 의결하기도 했다.

A 웹사이트는 BJ 10명이 최근 수개월 동안 심야 시간대에 성기 노출, 자위행위, 노골적 성행위 묘사 등의 불법 음란 방송을 해왔지만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5~6명의 남성이 15세 소녀를 성폭행하는 모습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방송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당시 페이스북 대변인은 "이같은 범죄는 끔찍하며 우리는 페이스북에서 이런 콘텐츠를 허용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페이스북에서 사용자들이 안전을 유지하는 책임을 지고 성폭력을 묘사하거나 폭력을 정당화하는 비디오를 삭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페이스북은 별도의 인증 장치 없이 모든 게시물을 볼 수 있어 미성년자들도 이같은 성인물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여성가족부가 전국 17개 시·도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청소년 1만5646명을 대상으로 '2016 청소년 매체 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서 청소년 10명 중 4명(41.5%)이 지난 1년간 성인 영상물을 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의 주된 성인물 노출 경로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27.6%)와 인터넷 실시간 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19.1%), 소셜네트워크서비스(18.1%)로 나타났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신고가 접수되는 즉시 해당 서비스 국가 리뷰어(Reviewer)가 해당 내용을 확인한 뒤 수위에 따라 즉시 조치하게 된다"면서 "라이브 방송의 경우 즉시 방송차단, 더 심할 경우에는 계정 폐쇄, 사법기관의 요청이 있을 경우 수사에 협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페이스북 사용자는 전 세계적으로 19억명으로 실시간 감시는 거의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면서 "인공지능 통해 감시하는 방법도 활용하지만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신고가 불법 게시물을 뿌리 뽑을 수 있기에 적극 신고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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