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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부산 국제중 5명 중 1명 타교로 전학···교실이 텅 빈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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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5명 중 1명이 전학을 가면서 교실이 텅 빈 학교가 있다. 1998년 설립된 최초의 인문사회계열 특성화 중학교인 부산 국제중학교이다. 비교내신제 폐지로 하위 20~25% 학생들이 특성화고 진학이 불가피해지자 전학이 속출하고 있다.

29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신학기 들어 부산 국제중 3학년의 전학생수는 전체 정원 65명 가운데 18.4%인 12명에 이른다. 전학생이 많은 이유는 2018년 고교 입시부터 국제중 학생이 내신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비교내신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끝나면 전학을 하는 학생은 더 늘어날 것으로 학교 측은 예상하고 있다.

비교내신제란 언어영역을 비롯해 성적 우수자들이 입학하는 부산 국제중 학생들을 비롯해 브니엘예술중, 부산예술중, 검정고시 출신 학생을 대상으로 비교평가시험을 보게 한 뒤 여기서 나온 성적으로 내신을 정하는 것을 말한다. 비교내신제는 특혜란 지적이 나오면서 부산 국제중은 2015년 입학생부터 폐지했다. 서울은 이보다 앞선 2010년, 경기는 2012년 폐지했다.

비교내신제 폐지로 부산 국제중 3년생들은 일반 중학교처럼 성적 백분율 상위 75∼80%는 인문계 고교, 하위 20∼25%는 특성화고(옛 실업계고) 진학배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 하위 20∼25%는 이 규정에 따라 특성화고로 갈 수밖에 없어 하위 성적 학생들의 전학이 잇따르는 것이다.

문제는 2015년 입학 당시 비교내신제가 폐지되는 것을 모르고 입학했다고 주장하는 학부모들이 나서면서 부산시교육청과 갈등을 겪고 있다.

국제중 3학년 학부모회는 “2015학년도 입시설명 과정에서 내신비교평가 폐지로 일부 학생은 졸업 때 특성화고로 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모든 것을 학생과 학부모의 책임으로만 전가하는 것은 잘못된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학부모회는 “교육행정의 획일적인 기준에 따라 학생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무시하고 특성화고로 가야 한다면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2013년 말부터 충분히 설명하고 입법예고까지 했다”며 “이제 와서 모른다고 말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고 이들을 위해 구제책을 마련하는 것 또한 또 다른 특혜시비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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