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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中 군사굴기엔 美 방산업체 출신들이 주역…美 “중국 스파이 행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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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개발 산실 美 연구소 내 중국인 과학자 대거 귀국

中 애국심 호소와 경제적 보상으로 해외 인재 영입 박차

美 트럼프 반이민 정책으로 인재 유출 가속화 우려

중국이 미국 방산업체에서 근무하는 자국 과학자들을 영입해 군사 무기를 개발해왔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미국은 자국 내 중국 과학자들이 속속 귀국하면서 기밀 유출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중앙일보

지난해 11월 1일 중국국제항공항천 박람회(에어쇼 차이나)에서 첫 공개된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J)-20’. [신화=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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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는 중국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초음속 무기와 감시망을 피해 미 서해안을 정찰할 수 있는 잠수함 등의 개발 프로젝트에 미 방산 기관 출신 중국인 과학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중국의 첨단 무기 개발에 이들이 숨은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 수십 년간 미 핵무기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나 미 항공우주국(NASAㆍ나사), 록히드마틴, 보잉 등의 연구원들을 영입하는데 박차를 가해왔다. 특히 핵무기 개발을 주도하는 미 뉴멕시코주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 출신들은 대거 귀국했다. SCMP는 “구체적으로 몇 명이 영입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중국 내 각 대학에 ‘알라모스 클럽’이라는 모임이 생겼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고 전했다.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는 무기 개발용 수퍼컴퓨터와 입자가속기 등을 보유하고 있어 첨단 무기개발의 핵심 역할로 불리는 곳이다. 국가안보와 직결돼 있지만 미 정부는 고급두뇌 유치를 위해 전체 직원 1만명 중 약 4%를 아시아 인재들로 채웠다. 최첨단 원자폭탄 설계도를 중국에 넘긴 혐의(간첩죄)로 1999년 기소됐다가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대만계 핵무기 과학자인 리원허(李文和)도 이곳에서 일했다.

앞서 중국은 해외파 과학자들을 애국심에 호소해 불러들였다. 중국 최초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20’의 엔진 동체를 자체 기술로 생산하는 데 기여한 스창쉬(師昌緖) 박사는 미국에서 귀국한 이유로 “조국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측이 제공하는 금전적 보상도 인재를 끌어들이는 요인 중 하나다. 현재 시속 1만1000km의 핵미사일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천스이(陳十一)는 남방과기대 총장 자리와 정부 차원의 지원 등 경제적 혜택을 보장 받았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양전닝(楊振寧) 박사는 지난해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중국 국적을 취득했다. 튜링상 수상자 야오치즈(姚期智) 박사도 같은 해 중국으로 귀화했다.

이같은 두뇌유출에 대한 미국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민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미국 내 중국인 고급인력의 귀국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의 안보 전문가는 SCMP에 “미국 정부도 중국으로의 두뇌 유출을 알고 있지만 과학자들이 연구할 나라를 선택하는 것은 자유이기 때문에 막을 도리가 없다”며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정책으로 과학자들을 모두 추방해버리면 미국의 연구 개발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제임스 앤드루 루이스 부소장도 “미국 내 중국인 과학자들을 중국 정부로부터 스파이 행위를 위한 타깃이 되고 있다”며 “우리는 이들에게 특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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