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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Tech & BIZ] 통역사 대신 통역… 진화하는 음성인식 활용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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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파파고'

외국인 사건 처리 등 범죄 현장에 활용

한컴인터프리 '지니톡'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통·번역 앱으로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통역 앱(응용 프로그램)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일선 경찰서에서 간단한 통역이 필요할 때 통역전문가를 부르지 않고 이런 통역 앱을 활용하거나, 평창 동계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도 정식 파트너로 통·번역 앱을 채택하면서 그동안 인간이 담당했던 통역 업무를 통역 앱이 빠르게 대체하는 모습이다.

통역 앱 시장의 선두 주자는 네이버가 지난해 8월 내놓은 파파고다. 앱을 실행하고 한국어로 말하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통역을 해주는 앱이다. 번역하고 싶은 문장을 입력하면 이 언어들로 즉각 번역해주기도 한다. 이 같은 편리함 때문에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네이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외국인 범죄 사건 처리나 길 찾기 민원 등 외국인과 소통이 필요한 현장에서 파파고를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형사 절차나 사고 처리 등 법적인 문제를 다룰 때 파파고를 활용해도 문제가 없을 만큼 파파고의 정확한 통역 능력을 경찰이 인정한 셈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미란다 원칙, 사건 조사, 민원 안내, 교통사고 관련 안내 등 경찰이 자주 활용할 수 있는 예문을 담은 경찰 회화 카테고리를 별도로 추가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한국인 경찰과 외국인 사이에 그동안 소통이 잘되지 않아 오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는데 파파고 앱 덕분에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2월 개최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말랑말랑 지니톡'(이하 지니톡)이 공식 통·번역 앱으로 참여한다. 지난해 7월 출시된 지니톡은 한글과컴퓨터 자회사인 한컴인터프리가 개발한 앱이다. 한컴인터프리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글과컴퓨터가 2015년 손잡고 만든 연구소 기업이다. 작동 방식은 파파고와 유사하고 현재 일상생활 관련 대화는 90% 정도 인식이 가능한 수준이다.

한컴 측은 올림픽이 개최될 때까지 스포츠 전문 용어나 의료 용어를 사용하는 대화도 차질 없이 통역할 수 있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언어 장벽이 없는 올림픽'을 실현하는 게 목표다.

중소업체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소프트웨어 공학 기술 업체인 소프트파워는 지난달 한국어를 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 등 10개국 언어로 실시간 통역해주는 앱 '만통'을 출시했다. 외국에서 외국인과 짧은 대화를 나누거나 쇼핑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이달 초에는 베트남·태국·홍콩·대만·싱가포르 등 동남아 5개국 언어를 동시통역하는 만통 확장판도 개발했다. 벤처업체인 딜리버리서비스도 통역 앱 '엑스퍼트티'를 개발해 올 초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업체인 씨트립과 공동 마케팅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김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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