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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전세계 로봇 시장 급성장⋯"한국 기업 경쟁력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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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이슈와 맞물려 전세계가 제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산업용 로봇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의 행보가 빨라지는데 반해 한국 기업들은 시장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IT조선

나광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로봇이 만드는 로봇 공장'이란 보고서에서 "사람과 로봇의 협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것이고, 이로 인한 생산 효율과 품질을 증대할 수 있을 것이다"며 "글로벌 기업이 빠르게 시장을 선점해 가고 있어, 국내 기업의 시장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국제로봇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 IFR)은 최근 발표한 'World Robotics Report 2016'에서 전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13%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 국내 시장은 올해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고, 같은 기간 시장 규모도 1조원에서 7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기업은 화낙이다. 화낙은 제조업용 공작기계 시장의 50%, 자동차용 산업 로봇 시장의 30%를 장악한 상태로, 높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후발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고 있다. 전체 시장에서 과점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화와 로봇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화낙의 주가는 지난 1년간 33% 상승했다. 또한 화낙은 로봇 생산능력은 2020년까지 현재의 2배로 늘려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기업들도 산업용 로봇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자국의 제조업을 독일이나 일본 수준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고령화와 생산인구 감소, 인건비 상승 가속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자동화 설비 보급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어, 산업용 로봇과 공작기계 도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미국 자동차 기업인 GM과 포드, FCA가 제조 설비를 증축할 계획이다. 또한 아시아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차나 도요타, 글로벌 IT업체 삼성전자 등도 미국 내 신규설비투자 계획을 검토 또는 발표한 상태여서 산업용 로봇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 성공 사례도 산업용 로봇 시장의 전망을 밝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아디다스가 독일 안스바흐에 세운 '스피드 팩토리'에는 2대의 생산라인에 각 6대의 로봇이 배치돼 있다. 이 로봇들이 신발 한켤레를 만들기 위해서는 5시간이 소요되는데, 동일한 제품을 만드는 동남아 공장에서는 3주가 소요된다.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 생산량은 연간 50만 켤레에 달하는데 반해, 공장에 배치된 인력은 10명에 불과하다. 기존 공장에서는 600명이 필요하므로 동일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한 인력을 6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아디다스는 2017년 건설할 계획인 미국 애틀란타의 두번째 '스피드 팩토리'는 독일 안스바흐보다 자동화율을 더 높일 계획이다. 애틀란타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1800만 켤레에 달하는데, 이 공장에 배치될 인력은 160명으로 계획돼 있다.

이에 반해 국내 기업 중에는 현대중공업과 한화테크윈, 현대위아 등의 일부 대기업이 산업용 로봇과 공작기계를 양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다른 사업들을 함께 영위하고 있어 해당분야 전문기업인 화낙과 경쟁하기에 무리가 있다. 또한 공장자동화 전문 기업인 SFA와 로보스타, 산업용 로봇 제조사 디에스티로봇이 있지만 규모면에서 글로벌 기업과 비교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나광주 연구원은 "전세계 국가가 산업용 로봇 산업과 정밀 기계분야에 자금과 기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이에 반해 국내 기업들은 아직까지 규모나 기술적 측면에서는 화낙 등 외국계 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낮은 편이다"고 말했다.

IT조선 김남규 기자 nice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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