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5 (일)

5년만에 급성장..올해 관람객 8만 명 몰린 미술시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17 아트바젤 홍콩

예술도, 사람도 차고 넘쳤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아트바젤 홍콩이 23~25일 홍콩 컨벤션센터(HKCEC)에서 약 8만 명의 관람객이 몰리는 열기 속에 열렸다. 개막 전부터 온라인 예매표가 동이 나기 시작하더니, 지난해의 7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34개국, 242개 갤러리가 참여한 올해 행사는 이름난 현대미술 거장들 작품을 포함, 수 천 점의 출품작을 다양한 섹션을 통해 방점을 찍어 소개했다.

중앙일보

2017 아트바젤 홍콩이 열린 홍콩컨벤션센터 전시장 입구. 사진=이후남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 중에도 '엔카운터즈'는 미술품을 사고 파는 아트페어에서 보기 힘든 대형 설치와 조각 작품을 신작 위주로 전시, 여느 미술 전시장 못지 않은 기획력을 과시했다. 오방색의 타원형 조형물을 반사 이미지와 함께 보여주는 김수자 작가의 '연역적 오브제'를 비롯, 동서양 작가 17명이 참여했다. 난민의 위기를 포착한 사진을 50m 길이로 늘여 푸른 색조만 보여주는 베트남 작가 딘 큐 레의 '딥 블루 씨', 대처 전 영국 총리가 들고 다녔던 핸드백의 필리핀산 복제품 225점을 통해 대처의 유산을 되묻는 필리핀 작가 피오 아바드의 '방패가 아닌 무기' 등 특히 아시아 작가들이 흥미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중국 작가 션 사오민은 카스트로, 마오쩌둥, 김일성, 레닌, 호치민 등 이미 고인이 된 공산주의 지도자 5명이 유리관이나 침상에 누운 모습을 '정상회담'이라는 제목으로 선보여 시선을 끌었다.

중앙일보

2017 아트바젤 홍콩 '엔카운터즈'섹션에 선보인 김수자 작가의 '연역적 오브제'. 사진=이후남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2017 아트바젤 홍콩의 '엔카운터즈' 섹션에 선보인 중국 작가 션 사오민의 '정상회담'. 카스트로, 김일성, 레닌, 마오쩌둥, 호치민 등 고인이 된 공산주의 지도자들이 크리스탈 관이나 침상에 누워있는 모습을 조형물로 선보였다. 사진=이후남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2017 아트바젤 홍콩의 '엔카운터즈'섹션에 선보인 필리핀 작가 피오 아바드의 '방패가 아닌 무기'.사진=이후남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2017 아트바젤 홍콩 '엔카운터즈'섹션에 선보인 베트남 작가 딘 큐 레의 '딥 블루 씨'. 사진=이후남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메인섹션인 '갤러리즈'에는 가고시안, 데이비드 즈워너 등 영미권의 이름난 갤러리를 포함한 190개 갤러리가 저마다 다양한 작품을 들고 나왔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줄리앙 슈나벨, 장 미셀 바스키아 등 심상찮은 작가 이름이 곳곳에 범상하게 등장했다. 반면 '디스커버리즈'나 '인사이트' 섹션은 상대적으로 새로운 작가나 갤러리의 개인전·테마전으로 뚜렷한 차별화를 꾀했다.

중앙일보

2017 아트바젤 홍콩 전시장 모습. 사진=이후남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2017 아트바젤 홍콩 전시장 모습. 사진=이후남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2017 아트바젤 홍콩 전시장 모습. 사진=이후남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2017 아트바젤 홍콩 전시장 모습. 사진=이후남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2017 아트바젤 홍콩 전시장 모습. 사진=이후남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2017 아트바젤 홍콩 전시장 모습. 사진=이후남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처음 도입한 '캐비넷'도 있다. '갤러리즈'등에 참가한 갤러리의 각 부스 안에 소규모 개인전·기획전을 여는 섹션이다. 지난해 별세한 이란 영화감독이자 사진작가 아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눈 풍경 사진, 독일 작가 캔디다 호퍼의 책장 사진, 불가리아 출신 환경미술가 크리스토의 초기작품 등이 이같은 방식으로 소개됐다. 한국에선 국제갤러리가 티나킴갤러리와 함께 현재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권영우 작가의 단색화와 자료 등을 이 섹션에 선보였다.

이번 아트바젤 홍콩에 참여한 한국 갤러리는 이에 더해 PKM 갤러리, 박여숙갤러리, 아라리오 갤러리, 학고재 갤러리, 313아트프로젝트 등 약 10곳. 저마다 국내 작가 또는 국내외 작가의 작품을 다채롭게 선보였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인도네시아 작가 에코 누그로호의 연작 조형물이, 리안갤러리는 관람객 자신의 모습을 포함한 CCTV 18개로 이뤄진 박종규 작가의 설치작품이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학고재 갤러리는 강요배 등 민중미술 작가와 윤석남, 백남준, 오세열 등의 작품을 갖고 나왔다.

널리 이름난 이우환, 박서보, 윤형근 등 한국 작가들의 단색화나 서도호 작가의 조형 작품은 여러 해외 갤러리 부스에서 눈에 띄어 이채를 띠었다. 아트 바젤 홍콩에 때맞춰 홍콩 현지의 펄 램 갤러리에서는 김창렬 작가의 여러 물방울 그림을 선보이는 개인전이, 레만 모핀에서는 서도호 작가의 드로잉 작품과 비디오 작품을 선보이는 개인전이 각각 개막했다. 서울옥션 최윤석 상무는"단색화를 중심으로 한국 작가들 작품이 국제 아트페어에 자연스레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10년 전만해도 서양 현대미술에 대한 중국 현지의 인식이 높지 않았는데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국내 참여 갤러리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 미술애호가들에게 아트바젤 홍콩은 반듯이 와야하는 행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개인 미술품 수집가, 애호가만 아니라 전세계 78개 미술관도 다녀갔다.

중앙일보

2017 아트바젤 홍콩에 참가한 아라리오 갤러리의 부스. 전면에 보이는 것은 인도네시아 작가 에코 누구로호의 연작 작품들이다. 사진=이후남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2017 아트바젤 홍콩에 참가한 리안갤러리의 부스. 18개의 CCTV로 구성된 박종규 작가의 설치작품이 보인다. 사진=이후남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트바젤 홍콩의 전신은 2008년 출범한 홍콩국제아트페어다. 그 지분을 스위스의 아트바젤 운영사가 인수, 2013년부터 '아트바젤 홍콩'이 됐다. 현재 참여 갤러리의 절반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근거지, 다시말해 나머지 절반은 미국·영국 등 아시아 바깥에서 참여한다. 아트바젤 홍콩의 성공은 이같은 구성과 더불어 중국 미술시장의 급성장이 큰 요인으로 꼽힌다. 아트바젤 홍콩이 지난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전세계 미술판매시장의 20%를 차지, 미국(40%)과 영국(21%)에 이은 최대시장으로 꼽혔다. 다만 지난해 전세계 미술시장의 판매규모는 경기침체 등으로 2015년보다 11%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아트바젤 홍콩의 성공과 더불어 홍콩에서는 같은 시기에 또다른 아트페어들이 속속 열리고 있다. 올해로 3회째인 '아트 센트럴', 올해 처음 시작한 '아트 하버'등에도 국내 갤러리들이 대거 참여했다.

중앙일보

2017 아트센트럴 전시장 입구. 사진=이후남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아트바젤 홍콩은 전시장 밖에도 이어졌다. 홍콩 작가 킹슬리 응은 홍콩의 오랜 교통수단인 트램을 그 자체로 미술품이자 전시장으로 바꿔놓는 흥미로운 프로젝트 '25분 이상'을 선보였다. 트램 내부를 캄캄한 암실로 만든 뒤, 트램이 운행하는 동안 두 곳의 렌즈에서 들어오는 바깥의 실제 거리 풍경을 실내에 투사하며 문학 작품 일부를 낭독으로 들려주는 작품이다. 부산한 전시장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게 했다.

중앙일보

2017 아트바젤 홍콩에 선보인 홍콩 작가 킹슬리 응의 '25분 이상'. 사진=이후남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최측은 폐막 직후 올해의 행사에 대해 "새로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많은 참가자들이 느꼈다"며 "아트바젤 홍콩은 이제 아시아 최고의 아트페어일뿐 아니라 아니라 전세계 선도적인 아트페어 중 하나"라고 자평했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SNS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포스트]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