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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해운·조선株 대박이냐 쪽박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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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조선·해운업의 업황 부진이 장기화됨에 따라 증시에 상장된 선박·해운주가 잇따라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들 종목은 실적 부진과 분식회계 등으로 당장 거래가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인데도 '한탕'을 노린 개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상장폐지된 한진해운처럼 여차하면 휴지 조각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한 종목들이라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선박 뮤추얼 펀드 코리아퍼시픽 01호 선박투자회사는 지난 20일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아 유가증권시장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 한진해운에 배를 빌려줬던 코리아퍼시픽 01호가 지난해 말 실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주요 자산인 선박을 모두 처분한 후 쭉정이로 전락해 더 이상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역시 또 다른 선박펀드 코리아 02~04호도 같은 날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아 곧 상장폐지될 운명이다.

대표적인 조선주인 대우조선해양은 이번주 '한정 감사의견'을 통보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만 영업손실 1조6089억원에 당기순손실 2조7106억원을 기록한 데다 분식회계 의혹까지 겹친 탓이다. '한정' 의견이 확정되면 대우조선해양은 즉시 한국거래소의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코스피200종목에서도 제외된다. 계속 실적이 악화되는 경우 상장폐지에 내몰릴 수도 있다.

조선·해운주들이 업황 부진으로 인한 풍랑에 난파하고 있는 모양새지만 오히려 개미투자자들은 '대박'을 꿈꾸며 이들 종목에 끊임없이 몸을 싣고 있다.

올해 730원으로 장을 시작한 코리아 01호는 지난 16일 거래정지가 되기 전에 1만950원을 기록하면서 1500% 급등했다. 3월 들어 상장폐지가 가시화됐지만 주가 급등에 편승하려는 개미투자자들이 추격매수에 가세해 전 거래일 동안 상승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현재 거래가 정지된 대우조선해양에는 주식 대신 개미투자자들의 회사채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23일 기준으로 대우조선해양 6-1 채권의 일일 거래대금은 4118만원에 불과했지만, 정확하게 1년 후인 올 3월 23일에는 약 50억원으로 125배 이상 증가했다.

[유태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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