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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장마·태풍 오면 어쩌나"…지반 침하 울릉도 주민 걱정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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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하 면적 6만1천㎡…안전진단에만 6개월 걸려

연합뉴스

울릉도 지반 침하



(울릉=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안전진단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는 어렵고요. 일단 지하수위를 낮춰야 한다고 보고 수평공을 뚫기로 했습니다. 구멍을 내서 물을 빼내야 추가 침하를 막을 수 있지요."

최덕현 울릉군 방재하천계장은 최근 지반이 침하한 속칭 '까끼등마을' 문제를 해결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울릉읍 도동2리 까끼등마을 일대는 지난달 중순부터 지반이 내려앉아 도로가 기울거나 건물에 금이 갔다.

이달 들어 상황이 악화해 집이 뒤틀려 문을 제대로 여닫을 수 없다고 한다.

갈라진 벽으로 안팎이 들여다보일 정도이고 자칫 집이 무너질 수 있는 상태다. 이런 피해가 난 집은 7채다.

지반이 0.5m∼1.0m가량 침하했고 비탈면도 언제든 무너질 지경에 이르렀다.

까끼등마을 인근에는 KBS울릉중계소가 있다. 식당건물이 앞쪽으로 기우는 등 중계소 건물 3채가 피해를 봤다.

중계소 철탑도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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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지반 침하



울릉군은 지난 15일 오전 11시부터 주민 8명과 KBS 직원 8명에게 대피하도록 명령했다.

현재 주민 4명과 KBS 직원 4명은 인근 콘도미니엄에서 지낸다. 나머지 8명은 인근 친척 집이나 다른 숙소에서 살고 있다.

주민은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데다가 봄인 데도 농사를 지을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른다.

이들은 대부분 산에서 나물을 재배하며 살아왔다.

주민은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막막하다", "농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KBS 측은 우선 장비를 KT 울릉지점으로 옮기고 있다.

22일부터 철탑을 철거하고 있다. 철거에는 1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본다.

지반 침하가 나타난 면적은 6만1천㎡다.

울릉군은 경북도, 한국지반공학회 등과 지반을 점검하고 있고 조만간 용역을 발주해 정밀안전진단을 벌인다.

그러나 안전진단에만 6개월가량 걸린다.

안전진단을 거쳐서 복구계획을 세우고 작업을 하다가 보면 장마나 여름 태풍에 산사태 피해가 날 수 있다.

이에 울릉군은 통행을 제한하는 한편 땅이 내려앉은 곳에 임시로 천막이나 비닐을 덮었다.

수평공을 뚫어 지하수를 빼내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응급처치에 그쳐 주민은 불안하다.

한 주민은 "비가 많이 오면 산사태가 날 수도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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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지반 침하



지반 침하가 일어난 이유는 아직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다만 군은 비와 눈이 많이 내린 것이 주요 원인일 것으로 추정한다.

지표수가 지하에 스며들어 지반 일부 유실로 침하했을 수 있다.

울릉에는 지난해 8월 28∼30일 398.1㎜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다.

올해 1월 20일부터 24일까지 74.5㎝, 2월 9일부터 12일까지 115㎝의 눈이 내렸다.

군은 안전진단 과정에서 지반변이계를 설치해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산 아랫마을에도 대피령을 내리기로 했다.

지반 침하가 일어난 까끼등마을은 산 중턱에 있다. 산 아래 도동리나 사동리 주거지와 1㎞ 남짓 떨어졌다.

도동리와 사동리는 군청, 학교 등이 있는 울릉도 중심지다.

자칫 대형 피해가 날 수도 있는 셈이다.

최덕현 계장은 "정밀안전진단하는 동안 피해가 날 수 있어 별도로 응급 복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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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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